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8(0.12%) 내린 2477.45에, 코스닥 지수는 1.86(0.25%) 내린 743.10에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금리·물가·환율 등 ‘3고 충격’이 본격화한 지난 3분기에 국내 코스피 상장기업의 순이익(법인세비용 차감 후)이 2분기 대비 37%(연결 기준) 급감했다. 코스닥도 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 5% 감소하는 등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증권가는 이번 4분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상장기업의 역성장이 이어질 것 같다고 분석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연결제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 상장기업 601개사(금융업 제외)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726조327억원으로 2분기 대비 3.46% 늘었으나, 영업이익(39조3천666억원)은 30.35%, 법인세비용차감 후 당기순이익(27조6천733억원)은 37.04% 각각 감소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42%, 매출액순이익률은 3.81%로 2분기 대비 각각 2.63%포인트, 2.45%포인트 감소했다. 코로나19 변수가 컸던 지난해 실적과 비교(전년동기대비)하는 1~9월 누적치보다는 올해 기업 생산·판매활동을 좌우한 금리·물가·환율의 영향을 포착하기 위해 3분기(7~9월) 실적을 2분기와 비교했다.
3분기에 사상 최대 영업손실을 낸 한국전력(매출액 19조2473억원, 영업이익 -7조5309억원, 순이익 -6조576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연결 매출은 706조2598억원으로 2분기(한전 제외) 대비 2.81% 늘었고, 영업이익(46조8975억원)은 18.81%, 순이익(33조5575억원)은 30.50% 각각 감소했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쪽은 “제조업종을 중심으로 물가 상승분을 최종 판매 가격에 일부 반영해 매출액은 증가했으나, 환율과 원자재 수입가격 상승에 투입비용 원가가 올라 상장기업의 이익률이 크게 떨어졌다”며 “회사채 발행시 조달금리 인상, 은행 대출금리 인상, 수출입 기업 쪽에서는 환율 상승 등 상장기업들의 금융 비용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영업외수익이 줄어들면서 순이익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분석대상 총 601개사 중 3분기 연결기준 분기 순이익 흑자기업은 448개사, 적자기업은 153개사(적자전환 68개사)였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시장 결산실적을 보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던 반도체, 철강, 화학 쪽에서 이익 감소 폭이 컸다. 수출도 역성장으로 돌아섰고 경기 민감도가 큰 업종 위주로 이익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은 연결제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법인 1070개사(금융업 제외)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69조965억원으로 2분기 대비 2.02% 늘었으나, 영업이익(3조9939억원)은 9.11%, 순이익(3조4044억원)은 5.02% 각각 감소했다. 2분기 대비 매출액영업이익률(5.78%)과 매출액순이익률(4.93%)은 각각 0.71%포인트, 0.36%포인트 하락했다. 코스닥시장본부 쪽은 “직전 2분기와 견줘 외형상 매출액은 겨우 방어했으나, 이익지표는 크게 나빠졌다”며 “다만 2차 전지 관련 업종과 반도체 업종이 그나마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경기 둔화로 이번 4분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기업 실적에서 역성장 기조가 지속될 거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올해 내내 인플레이션이 기업에 가장 큰 부담이 됐는데, 2분기까지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어 그 영향이 크게 드러나진 않았으나 하반기 들어 수출도 둔화하고 실적이 꺾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일구 한화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우리 기업들은 경기민감 업종이 대부분이어서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감소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