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연합뉴스
올해 2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지 9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담대 통계에는 전세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이 모두 포함되는데, 고금리에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이들이 늘고 전세가가 하락하면서 전세대출 규모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9일 금융위원회의 ‘2023년 2월중 가계대출 동향 잠정치’와 한국은행의 ‘2023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의 주담대 잔액은 798조6천억원으로 전달 대비 3천억원 감소했다. 은행권 주담대 잔액이 전달보다 줄어든 건 2014년 1월 이후 약 9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전세대출 잔액이 전달 말 대비 2조5천억원 줄며 2016년 1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편제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전세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부터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고금리에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서 전세 거래량이 감소해 전세자금 신규 대출 수요가 줄었고, 상환도 이뤄지고 있다”며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낮아진 것도 (전세대출 잔액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2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중 일반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은 250조8천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4천억원 감소했다.
지난달 말 전 금융권(은행권+제2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과 비교해 5조4천억원 줄었다. 지난해 9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업권별로는 은행권과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각각 2조7천억원씩 줄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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