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케이비(KB)금융지주 본사 전경. 케이비금융지주 제공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가 역대 최대인 9조원 넘는 순이익을 거뒀다.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는 케이비(KB)금융지주가 가장 많은 충당금을 쌓고도 실적에서도 1위를 차지해 ‘리딩뱅크’의 저력을 드러냈다.
27일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는 차례로 2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 25일 실적을 발표한 케이비(KB)금융지주까지 4개 금융지주사의 2분기 실적을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가 거둔 당기순이익은 9조1824억원(지배기업지분순익 기준)으로 전년 동기(8조8473억원) 대비 3.8% 증가했다.
상반기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견실한 실적을 보여준 건 케이비였다. 케이비는 가장 많은 1조3195억원의 대손충당금(신용손실충당금)을 적립하고도,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2조9967원의 이익을 냈다. 그 뒤를 신한(2조6262억원)·하나(2조209억원)·우리(1조5386억원)가 따랐다.
분기별 실적을 보면, 1분기보다 2분기 실적이 나빴다. 4대 금융지주는 2분기 4조28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직전 분기(4조9015억원)보다 12.7% 감소한 것이다. 케이비(KB)만 1분기보다 이익이 0.1% 늘었고, 나머지는 모두 1분기보다 실적이 악화했다.
2분기 실적 부진은 공통적으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4대 금융지주는 2분기에만 총 2조2176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새로 쌓았는데, 이는 1분기(1조7342억원)보다 27.9% 늘어난 것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전분기 대비 19.0% 늘어난 5485억원을 2분기에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분기 대비 대손충당금 전입액(5560억원)을 2배 이상 늘렸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미래 경기 전망을 반영해 선제적으로 263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했다”며 “올해는 성장보다는 자산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도 2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4618억원)을 1분기보다 34.6% 늘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충당금 적립을 늘리라는 당국 지침이 있어서 당국이 제시한 범위 안에서 가능한 많이 충당금을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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