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자기 집, 서울서 주택대출 불가? “투기지역 아니면 가능”

대출 규제 문답풀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입 계약
“계약일 증명하면 기존 기준 적용”

수도권 자가, 향후 대출 어떻게?
“집 사려는 지역 따라 규제 달라”

강남 아파트를 상징하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청담동 아파트. 김명진 기자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시중은행 일선 영업점 창구에선 강화된 대출규제가 적용되는 과정에서 상당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돈을 빌리려는 차주에 따라 다양한 사정이 있기 때문에, 유권해석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견해가 엇갈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은 7일 실무자급 회의를 열어, 은행 영업점 현장에서 제기된 상담사례를 중심으로 바뀐 대출규정의 적용을 위한 세부 지침 마련에 착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주 나오는 질문(FAQ)’ 형식으로 지침을 정리해 공유하고, 추후 예기치 못했던 사례가 불거지면 또다시 이를 추가하는 형식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금융당국은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더라도 주택 실수요자인 경우 종전 대출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사례를 각 금융기관에 안내했다. 아래에 이런 내용을 포함해, 8·2 대책으로 달라진 대출 규정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전북 군산에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다. 두 달 뒤부터 3년 간 서울에서 파견 근무를 할 예정이다. 살던 집에 전세를 놓고 서울에 아파트를 한 채 살 계획인데, 살던 집을 2년 내에 판다는 약속을 해야만 대출을 받을 수 있나?

“만약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대출받지 않았다면 상관이 없다. 다만 서울에선 엘티브이 70% 규제만 적용받던 군산과는 달리 엘티브이 40%·디티아이 40% 규제가 적용되는 터라 대출 한도가 군산에서 같은 금액의 집을 살 때보다 적게 나온다. 또 현재 살고 있는 집에 대출이 있다면, 구매하려는 아파트의 서울 내 소재지가 어딘지에 따라서도 상황이 달라진다. 소재지가 투기지역(강남·서초·송파 등 11개구)이라면 2년 내 살던 집을 처분해야 하는 특약을 맺고 대출받아야 하지만, 투기지역이 아닌 서울 다른 지역 내 아파트를 살 경우엔 기존 집을 처분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대출이 2건이 되어 엘티브이·디티아이 30%가 적용된다.”

-경남 통영에 살고 있는 직장 5년차 세대주인데, 연말까지 아파트를 사려고 한다. 대출 한도가 달라지나?

“그렇지 않다. 종전과 똑같은 한도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통영은 소득에 따라 한도가 달라지는 디티아이 규제는 적용되지 않고 엘티브이 70% 규제만 적용받는다. 만일 현재 담보대출을 받은 집을 소유하고 있고 한 채 더 사려고 하는 경우라면 사려는 집 담보가치의 60%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의정부에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다. 아들이 내년에 결혼할 예정이어서 아파트 한 채를 미리 사두려 한다. 현재 살고 있는 집엔 대출 잔금이 3천만원 정도 남아있다. 대출 한도는 얼마나 나올까?

“어느 지역에 한 채 더 살 것인지에 따라 다르다. 같은 동네에서 집을 산다면 엘티브이와 디티아이 규제가 종전보다 각 10%포인트씩 강화된 각 60%, 50%가 적용된다. 8·2대책 이전보다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셈이다. 경기도 고양시에 집을 사려 한다면 대출 한도는 좀더 줄어든다. 고양시는 ‘조정대상지역’으로서 엘티브이·디티아이 규제 비율이 각각 50%와 40%다. 사려는 집이 서울일 땐 또 달라진다. 서울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구분된다. 투기지역에 집을 산다면, 살던 집을 2년 내 처분한다는 약속을 해야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집을 사면 기존 집을 처분하지 않아도 되지만 엘티브이·디티아이 30% 규제를 받는다. 다만 현재 살고 있는 집에 계속 살아야 한다면 남아있는 대출 잔금을 모두 갚는 게 유리하다. 엘티브이·디티아이가 40%씩 적용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3일 서울 지역 내 아파트 한 채를 계약했다. 계약금을 냈지만 아직 은행에 대출 신청을 접수하진 못했다. 이사 예정일은 10월3일이다. 8·2 부동산 대책 시행으로 대출한도가 줄어드나?

“그렇지 않다.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일(8월3일) 이전에 매매 계약을 했으면 종전대로 담보인정비율(LTV) 60%·총부채상환비율(DTI) 50% 규제를 받게 된다. 다만 돈을 빌리려는 금융기관에 아파트 매매 계약서와 거래신고필증 또는 계약금 입금증 등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내야 한다.”

-지난달 25일 재개발 예정인 지역의 입주권 매매 계약을 맺었다. 이달 11일 해당지역 재개발 조합원의 이주비 대출(감정가액 60%)을 인수할 예정이다. 지난 2일까지 이주비 대출 인수를 신청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되나?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일인 3일 현재 무주택세대(무주택세대 판단시 분양권도 주택으로 간주)이면서 거래 사실을 명확하게 증명하면 60%까지 대출을 인수할 수 있다. 하지만 예외로 인정되지 못하면 40%만 인수 가능하다.”

김경락 정세라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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