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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거품 붕괴 속 드러나는 블록체인의 용도

등록 2022-12-25 20:00수정 2022-12-25 22:23

방글라데시의 전통적인 식량지원카드(왼쪽)와 현재의 디지털 신원카드를 겸하는 식량지원카드. WFP
방글라데시의 전통적인 식량지원카드(왼쪽)와 현재의 디지털 신원카드를 겸하는 식량지원카드. WFP

전세계 인구 10명 중 1명이 식량난에 고통받고 있다. 팬데믹, 전쟁, 경제 악화로 인해 굶주린 지구촌 인구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식량 원조가 필요한 전세계 인구는 2019년 1억3500만명에서 2022에는 3억4500만명으로 늘어났다. 유엔은 식량 원조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세계식량계획(WFP)이라는 기구를 설립했다. 세계식량계획은 오랫동안 식량을 직접 운송하는 방식으로 식량난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지원했다. 직접 식량을 운송하는 방식은 과도한 운송비와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등 여러 어려움이 따른다. 세계식량계획은 돈으로 지원하는 방식을 모색했고, 블록체인·생체인증·가상화폐·빅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전세계 난민을 지원하는 ‘빌딩 블록스’ 프로젝트를 2017년 진행했다.

사회적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한 국가에서 직접적인 금융지원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난민은 대부분 은행계좌가 없어 돈을 지원받기 어렵다. 세계식량계획은 빌딩 블록스를 이용해 난민에게 생체 인식과 결합해 신원정보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카드를 발급하고 가상화폐인 스테이블 코인을 지급했다. 난민은 지원받은 코인을 현지 돈으로 환전해 원하는 음식을 직접 구입할 수 있다.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빌딩 블록스는 요르단 난민 1만명 지원을 시작으로 현재는 시리아 난민으로 확대해 100만명 이상의 난민에게 현금을 지원하고 있다. 4억 달러 이상이 블록체인을 통해 송금되고 있다. 세계식량계획은 블록체인 기반인 빌딩 블록스를 통해 난민 신원정보와 지원내역, 지원 자원의 흐름을 추적·분석한다. 쌓인 데이터를 근거로 지원 정책을 결정하고 기부자에게 지원한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투명하게 정보도 제공한다.

세계식량계획(WFP)이 운영하는 전문가 공유 플랫폼 ‘아트리움'.
세계식량계획(WFP)이 운영하는 전문가 공유 플랫폼 ‘아트리움'.

빌딩 블록스 프로젝트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직접 참여했다. 혁신적인 사례도 만들어졌다. 세계식량계획은 지식, 개발자 코드, 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아트리움’이라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비정부기구, 핀테크, 테크 기업, 정부관계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연결돼 빌딩 블록스외에도 다양한 디지털 혁신 사례를 이뤄냈다. 운송 공급망 문서 관리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축해 보름 넘게 걸리던 일을 하루 만에 완료할 수 있었고, 에티오피아 농부와 협동조합들이 거래 업무 처리 과정을 향상시킨 블록체인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도 만들었다. 세계식량계획에서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이노베이션 액셀러레이터는 2023년까지 수혜자를 1억명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

블록체인은 늘 허상이었다. 사람들은 탈중앙화와 투명성이라는 가치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실체는 외면하고 시세만 좇았다. 최근 루나와 에프티엑스(FTX) 거래소 사태로 블록체인에 대한 허상마저 지워지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빌딩 블록스 프로젝트는 블록체인의 가치마저 쓸모없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강현숙 사단법인 코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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