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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전기차 ‘움직이는 사무공간’ 손색없어…방전 노트북 충전도

등록 2021-08-09 07:20수정 2021-10-06 14:17

렉서스 하이브리드, 테슬라·현대차 전기차 타보니
정숙성 모두 우수…실내공간·가속은 전기차가 앞서
하이브리드는 연비 높고 연료 충전 걱정 없는 장점
테슬라 모델3
테슬라 모델3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타고 다닐 때의 장단점은 무얼까.

올 상반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하이브리드 수입차인 ‘렉서스 ES300h’와 전기차 판매 대수 1위 ‘테슬라 모델3’, 국산 대표 전기차 ‘현대차 아이오닉5’를 비교 시승했다. 차량 가격은 5천만∼7천만원 사이다. 모두 300km 이상씩 타봤다.

우선 세 차 모두 실내 정숙성이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나았다. 엔진이 없는 전기차가 조용한 건 당연하다. ES300h 하이브리드도 정차 중이거나 저속 주행 땐 전기차 수준으로 조용했다. 일정 속도 이하에선 모터만 구동해서다. 휘발유 엔진이 본격 개입하는 중·고속에서도 소음 억제 기술을 적용한 덕분에 엔진 소리가 거슬리지 않았다.

전기차는 바닥에 무거운 배터리를 깔아 승차감과 운전자가 주행 때 느끼는 감각이 일반 차와는 약간 다를 수 있다. 세 차 중엔 아이오닉5와 ES300h는 내연기관 고급 차 수준의 승차감을 가졌다. 과속방지턱을 제법 빠르게 넘어도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충격이 작았다. 테슬라 모델3는 여기에 못미쳤다.

아이오닉5는 실내 거주성이 다른 차보다 두드러지게 좋았다. 부품 수가 내연기관 차보다 적게 들어가는 전기차의 장점을 활용해 최대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해서다. 시승 중 업무용 노트북의 배터리가 방전된 적이 있었다. 이때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한 전력을 외부에서 끌어쓸 수 있는 아이오닉5의 ‘V2L’ 기능을 이용해 정차 중 에어컨을 틀어놓고 차 뒷좌석에서 노트북을 충전하며 업무를 보니 움직이는 사무공간으로 손색이 없었다.

전기차라고 실내 공간이 다 여유롭지는 않다. 테슬라 모델3는 뒷자리에 앉았을 때 무릎이 시트 위로 들리고 앞 좌석 밑으로 발을 뻗기 어려웠다. 차 높이를 낮게 설계하고 아래엔 두툼한 배터리를 깔아 차량 실내 바닥이 전반적으로 올라온 탓이다. 전기차를 이용해본 운전자 상당수는 답답함 없고 부드러운 가속을 큰 장점으로 꼽는다. 높은 출력과 토크를 갖추고 프리미엄급 승용차를 지향하는 테슬라 모델3는 가속 성능이 비교 대상인 다른 차보다 훨씬 뛰어났다. 같은 전기차여도 대중적인 다용도 차량을 목표로 한 아이오닉5는 가속감이 모델3만 못했다.

하이브리드차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높은 연비와 연료 보충의 편의성이다. ES300h는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과 고속 주행하는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도 큰 편차 없이 15km/ℓ 내외의 높은 연비를 기록했다. 연료가 바닥나도 주유소도 곳곳에 있으니 걱정을 하지 않았다. 반면 전기차를 이용할 땐 미리 주행 가능 거리를 따져보고 이동 구간에 충전소가 있는지 반드시 살펴야 했다.

고속도로에서 주로 이용하는 차선 및 앞차와의 간격 유지 등 주행 보조 기능은 전기차 쪽이 안정감이 있었다. ES300h는 차선 중심을 잘 유지하지 못 하고, 차 앞쪽 대형 화면을 손으로 직접 눌러서 조작하는 게 아니라 요즘 차답지 않게 별도의 패드를 이용해야 하는 게 불편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현대차 아이오닉5
현대차 아이오닉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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