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2전시장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에너지대전’ 포스코 전시관 모습.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지 못하면 결국 대가가 뒤따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미래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가 열렸다.
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2전시장에서 ‘2022 대한민국 에너지대전’ 전시회가 개막했다. 삼성전자·엘지(LG)전자·현대자동차·포스코·두산·한화큐셀·에스케이(SK)에코플랜트·신성이엔지·한국수력원자력 등 356개 기업이 1157개 부스를 마련해 탄소 배출량 감소와 에너지 효율 향상을 목표로 삼는 새 기술과 제품을 선보인다. 전시회 주최 쪽은 “참여 업체와 전시 품목 수 모두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국내 1위 온실가스 배출기업으로 꼽히는 포스코는 2026년 파일럿 개발을 목표로 하는 수소환원제철 방식 공정 기술 ‘하이렉스(HyRex)’를 선보였다. 철광석을 원료로 철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환원제철 방식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술 개발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포스코는 이미 탄소 배출량을 줄인 유동환원로(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는 과정)와 용융로(환원철 녹이는 방식)로 이뤄진 공정(파이넥스(FINEX))을 활용하고 있지만, 수소 25%와 일산화탄소 75% 비율의 환원제를 쓰기 때문에 여전히 탄소가 배출되는 한계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전기로(ESF·EAF)도 사용하고 있지만 전체 제철 공정의 20%에 불과하다. 포스코가 하이렉스 공정 상용화를 숙원 과제로 꼽는 이유다.
전시장에서 만난 이재호 포스코 탄소중립전략그룹 리더는 “유럽 소형 철강사들은 생산설비가 1~2대로 작아서 수소환원으로 전환이 용이하다. 연간 철 생산량이 3800만톤에 이르는 포스코는 설비가 많고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설비 교체를 할 수밖에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완성되더라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수소가 필요하고, (탄소배출을 하지 않는 그린수소를 만들기 위한) 재생에너지 등의 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석탄을 열원으로 사용하는 지금과 달리, 수소환원제철은 수소를 고온으로 공급해야 하고 고온의 열은 반응 중 저하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열을 공급해주는 기술 등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석탄에 의존해오던 제철 기술을 전환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한화큐셀의 아트선.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는 건물 외장재로 2023년말~2024년께 양산 예정이다.
태양광 모듈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한화큐셀은 건물일체형태양광발전시스템(BIPV)을 내세웠다. 전시관 중앙 기둥을 통해, 아파트벽 외장재이자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는 11㎜ 두께 외장재 ‘아트선(Artsun)’을 소개한다. 아파트 벽을 활용하는 것이라 외관을 고려해 세라믹 인쇄 등을 통해 일부 표면에 색을 입히다 보니 일반 태양광 모듈보다는 발전 효율이 떨어진다. 하지만 아파트 벽면을 통해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큐셀 상품전략실 박아영 개발자는 “2023년 하반기나 2024년 초부터 양산을 목표로 잡고 있다. 건물마다 원하는 면적과 색이 다르기 때문에 다품종 소량생산을 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어떻게 가격경쟁력을 갖춰가느냐가 과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명을 변경하며 환경·에너지·건설 쪽으로 사업을 확대 중인 에스케이(SK)에코플랜트는 폐기물 재활용 기술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이 업체는 올 초 싱가포르 폐기물 재활용 회사 ‘테스’를 인수하며 전자폐기물 재활용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유색 플라스틱 페트병으로 만들어 가벼우면서 녹도 슬지 않는 철근(KEco-bar), 폐기물을 섞어 만들었지만 악취가 나지 않는 보도블럭 등을 전시했다. 박경민 에스케이에코플랜트 홍보담당자는 “외국기업·중소기업과 협력해 쓰레기 제로(웨이스트 제로)와 넷제로를 추구한다. 현재 폐배터리 시장이 크게 성장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소형 전자폐기물뿐 아니라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진출까지 가능하다고 보고 투자 중”이라고 말했다.
에스케이에코플랜트, 두산퓨엘셀파워, 에스퓨엘셀(S-Fuelcell) 등은 효율성을 높인 새 연료전지 제품 들을 전시했다.
에스케이에코플랜트가 유색 페트병과 유리섬유를 활용해 만드는 철근 ‘케이에코바’. 일반 철보다 탄소배출을 45% 줄였다고 한다. 생산량은 2024년 4만톤, 2027년 20만톤이 목표다.
에스케이에코플랜트가 소개한 폐기물 소재 보도블럭. 현재 소각재 비율은 60% 수준이다. 에스케이에코플랜트 박경민 홍보담당자는 “충남 보령의 중소기업과 아파트 단지의 옹벽 블록 생산 공장을 합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2전시장에서 개막한 ‘2022 대한민국 에너지대전’ 두산 전시관 모습.
고양/글·사진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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