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SK)지오센트릭이 폐플라스틱 재활용 규모 확대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조건으로 국외 금융기관들로부터 4750억원을 대출받았다고 15일 밝혔다.
프랑스 비엔피(BNP)파리바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은행, 일본 엠유에프지(MUFG)은행, 프랑스 크레디 아그리콜 씨아이비(CIB) 등 5개 국외 금융기관과 만기 3년 조건으로 4750억원 규모의 에스엘엘(SLL·Sustainability-Linked Loan·지속가능연계차입)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금리는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 최초의 지속가능연계차입 대출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외부인증기관(DNV)의 친환경 경영목표 검증을 받아 성사되는 방식의 에스엘엘 대출은 유럽 등 선진국에선 활발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첫 사례다. 에스케이지오센트릭이 검증기관와 금융기관에 제시한 목표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규모를 2025년까지 90만톤으로 늘리는 것’과 ‘2025년까지 2019년 대비 24.9%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한다는 것’이다.
에스케이지오센트릭은 “기존 대출은 은행과 개별기업이 서로 계약을 체결하는데 비해 에스엘엘 대출은 외부기관이 직접 검증에 나서는 게 차이”라며 “회사가 제시한 친환경 경영목표가 너무 쉬운 목표는 아닌지와 이행 능력이 있는지 등을 검증해 약정과 연계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4750억원이 크지 않은 돈일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은행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에스케이지오센트릭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울산 리사이클 클러스터 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2025년까지 연 25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처리를 목표로 삼고 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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