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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안방 생수’ 삼다수, 자원의 저주?

등록 2017-09-07 17:44수정 2017-09-08 17:16

국내 판매 1780억 1위…수출 고작 17억
부가가치 창출 사실상 ‘0’…성장 한계
생수시장 커지지만 경쟁은 더 심해져
판매권 입찰 참여기업도 점점 줄어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삼다수 판매권을 둘러싼 ‘물 전쟁’의 막이 올랐다. 삼다수는 국내 먹는 샘물 시장에서 굳건한 1위 브랜드이지만, 그 외 부가가치 창출이나 수출에서는 제자리걸음이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7일 제주연구원의 ‘제주 물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기반 구축 방안’ 보고서를 보면, 삼다수의 2014년 수출 실적은 17억4천만원에 그친다. 같은 해 제주도 외 삼다수 판매액 1780억원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보고서는 “삼다수를 통해 다양한 음료 개발이나 관광 및 스파 시설 등의 개발이 연계되어야 할 것”이라며 “다양한 브랜드 캠페인과 온천 연계 프로그램 등을 시행하고 있는 프랑스의 에비앙 등을 참조해 부가가치 창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 먹는 샘물 시장에서 삼다수의 시장점유율은 41.5%(2016년 기준)다. 먹는 물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7400억원으로 전년보다 15% 이상 성장했다. 업계는 국내 먹는 샘물 시장 규모를 2020년 1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커가는 국내 시장만 보면 삼다수 미래는 밝아 보인다. 하지만 기업이 서둘러 국외 시장을 두드리고, 브랜드 관리에 힘쓰며 부가가치를 올리는 것과 달리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제주도개발공사)의 삼다수는 수출 실적은 물론 브랜드를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은 없다시피 하다. 삼다수의 생산·운영 주체인 제주도개발공사는 꾸준히 ‘수출 확대’ 전략을 내세웠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수출액은 1998년~2014년 사이 가장 많았던 때가 2011년 26억(1만2475톤)에 그친다. 2016년 수출 실적은 20여개 나라 5580톤에 그쳐, 꾸준한 성장세 없이 수출 실적은 들쑥날쑥하다.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반면 한때 삼다수를 판매하던 농심은 대안으로 ‘백산수’를 개발해 2015년에는 중국에 신공장을 짓고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도 방송 광고 등으로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중동이나 남미의 산유국이 자원은 풍부하나 정작 경제성장이나 관련 산업 발전은 부진한 상황을 일컫는 이른바 ‘자원의 저주’ 현상의 한 단면을 삼다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삼다수 수출 전략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제주도개발공사는 지난 6월 국외 고급 생수시장 진출을 위해 용기·브랜드를 새롭게 단장한 신제품을 내년 초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과거에도 특별한 용기를 만드는 등 비슷한 전략을 내세운 바 있다. 국내 시장 1위 지위도 마냥 안심할 수 없다. 신세계푸드는 ‘올반 가평수’를, 아워홈은 ‘지리산수’를 내놓는 등 경쟁자가 늘고 있다. 더욱이 삼다수 경쟁력의 핵심인 ‘제주’를 내세운 다른 제품도 등장했다. 지(G)마켓은 제주 용암 해수로 만든 ‘캬워터’를 5월부터 판매 중이다. 제주를 앞세운 브랜드 경쟁력이 줄어드는 셈이다. 한승철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삼다수의 부가가치 창출 현황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제야 삼다수 감귤 등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 시작 단계에 섰다”고 말했다.

삼다수 위탁 판매권을 차지하려는 경쟁도 과거보다 수그러들었다. 제주도개발공사가 8월31일 벌인 위탁 판매권 입찰에 광동제약, 크라운제과, 현대그린푸드 등 5개 업체가 참여했다. 2012년 7개 업체보다 줄었다. 입찰 열기가 꺾인 데는 판매권 입찰 조건이 까다로워진 탓도 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판매권 수익을 높이려고 소매와 비소매·업소용으로 나눠 입찰을 진행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애널리스트는 “삼다수 유통으로 얻을 수 있는 기업 이윤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삼다수 매출 성장세는 나쁘지 않지만, 앞으로도 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데다 판매권마저 나눠 입찰을 진행해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8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이 달 말 최종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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