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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이재용, 세번 고개 숙인 9분 기자회견…질의응답 없어

등록 2020-05-06 21:49수정 2020-05-07 02:31

발표 3시간 전에야 ‘깜짝 예고’
검은색 양복 입고 긴장된 모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퇴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퇴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요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과 시한을 닷새 앞둔 6일 오후 3시. 검은색 양복과 넥타이 차림을 하고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 들어선 이 부회장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간 9분 남짓 동안 이 부회장은 비장한 목소리로 무노조 경영과 경영권 승계를 위한 위법행위에 대해 거듭 머리 숙여 사과했다.

삼성전자가 출입기자들에게 준감위 권고에 따른 입장 발표를 ‘깜짝 예고’한 것은 이 부회장의 발표를 3시간 앞둔 정오였다. 오전만 해도 삼성전자 홍보팀은 기자들에게 “회견이 오후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만 전했다. 이날 ‘깜짝 예고’ 뒤에도 회사 쪽은 이 부회장이 단상에 오른 다목적홀 취재 인원을 80명으로 제한하고 기자들의 질의를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원 제한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질의응답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일방적 회견이라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 부회장이 공식 석상에 나와 사과문을 낭독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첫 사과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삼성서울병원 운영 주체인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이뤄졌다.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유행의 진원지로 국민적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이 부회장은 회견문만 읽고 질문은 받지 않았다.

이날 이 부회장은 발표 내내 긴장된 모습이었다. 입매가 조금씩 떨렸고, 두세번 더듬거리기도 했다. 짧은 회견 중에 허리를 숙인 ‘90도 사과’는 세번이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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