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6일 이뤄진 입장 발표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행보는 더욱 적극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기업’을 이끌고 있는 총수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특히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절박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을 둘러싼 환경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시장의 룰은 급변하고 있다. 위기는 항상 우리 옆에 있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며 “이것이 제가 갖고 있는 절박한 위기의식”이라고 힘줘 말했다. 코로나19를 포함한 여러 대외 여건으로 인한 위기 상황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위기 상황 속에서 자신의 리더십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기업의 규모로 보나 아이티(IT)업의 특성으로 보나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저에게 부여된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삼성은 계속 삼성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재를 통한 혁신’을 강조한 것으로 이는 지난 1월 이뤄진 임원 인사에서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싱크탱크 팀장인 프라나브 미스트리(39)를 최연소 전무로 승진시키는 등 성과 중심 임원 발탁과 궤를 같이한다.
또 이 부회장은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삼성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저는 지금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다”며 “더 많은 분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 발표회(IR)에서 “선도기업으로서 기술 혁신과 적기 투자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과도 연결된다. 코로나19로 한국의 많은 기업이 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리더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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