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산업·재계

조원태-주주연합, 지분 확보 경쟁 2라운드 점화…출혈경쟁 양상

등록 2020-07-28 18:26수정 2020-07-29 02:43

주주연합, 웃돈주고 신주인수권 공개 매수
조원태, 주식 담보로 돈 빌려 실탄 확보 맞불

한진칼 주가 상승 없으면
주주연합, 금전적 손실 커

보통주 유통물량 적어
손실 감수하고 신주인수권 확보 나선 듯

코로나 위기속 경영권 분쟁 눈쌀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와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주주연합’이 한진칼 신주인수권증권(워런트)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조원태 회장 쪽과 주주연합 간 지분 확보 경쟁이 다시 불붙을 조짐이다. 조 회장도 보유 주식을 담보로 200억원을 대출받으면서 신주인수권 매수를 저울질 중이다. 다만 신주인수권 확보를 매개로 한 지분 경쟁은 한진칼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지 않으면 상당한 금전적 손실을 보는 터라, 양 쪽의 계산법은 한층 복잡해진 상황이다.  거래소에 상장된 한진칼 신주인수권은 28일 2만3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 상장 당시 가격(2만1950원)에 견줘 4.8% 올랐다. 지난 23일 주주연합 쪽이 신주인수권 공개매수 계획을 공시하면서 거래량이 크게 늘고 가격은 상승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주주연합이 공개매수 계획을 알린 날 조원태 회장도 본인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 70만주를 농협은행에 맡기고 200억원을 빌렸다고 공시했다. 자금 사용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신주인수권 매입을 위한 실탄 마련용으로 시장은 해석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앞서 한진칼은 지난달 1일 이사회를 열어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BW) 3천억원어치를 발행하기로 결의하고 이달 초 발행을 완료했다. 자회사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대금 마련과 차입금 상환이 발행 목적이었다. 신주인수권을 가진 투자자는 오는 8월3일부터 2023년 6월3일까지 기한내 한진칼 신주를 주당 8만2500원에 살 수 있다. 이날 8만7200원이었던 한진칼 주식 종가를 염두에 두면, 이날 신주인수권을 2만3천원에 사들인 투자자는 한진칼 1주를 시장가보다 높은 11만200원에 사는 셈이 된다. 주주연합은 이 신주인수권을 주당 2만5천원에 사들일 예정이다.

 이런 구조인 터라 신주인수권 매입을 둘러싼 주주연합과 조 회장 쪽의 눈치싸움은 한진칼 향후 주가 흐름에 영향을 받게 된다. 주주연합으로선 향후 한진칼 주가가 공개매수가에 행사가를 더한 11만7500원에 미치지 못하면 공개매수 계획은 유탄이 될 수 있다. 신주인수권 매입을 통한 한진칼 지분 확보보다 한진칼 주식을 시장에서 직접 사는 게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조 회장 쪽이 실탄 마련 이후 아직까지 신주인수권 매입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도 이런 사정 때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양 쪽 모두 신주인수권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시장 분석이다. 한진칼 유통주식수가 전체 발행주식의 10%가 채 되지 않은 터라 시장에서 직접 지분을 매입하기가 여의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권리를 행사할 경우 추가 조달해야 할 금액도 수백억원에 이르는 탓에 신주인수권을 ‘보험’처럼 보유할 가능성도 있다.  

한진칼 주가는 지난 3월 한 때 4만1천원대까지 하락했으나 그 이후 상당 부분 회복해 지난 15일 9만9천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그 이후 9일(거래일 기준) 중 7일 동안 하락하면서 다시 8만7천원대 초반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향후 업황 개선과 주력 자회사인 대한항공의 구조조정 진행 상황에 따라 다시 주가는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주연합과 조 회장 간의 신주인수권 매수 눈치싸움을 바라보는 정부와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코로나19라는 항공업계 최악의 위기 속에서 대한항공이 국책은행 등으로부터 1조원 넘는 유동성 지원을 받고서도 양쪽이 경영권 분쟁에 다시 골몰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말 정부가 대한항공에 약 1조2천억원 규모로 긴급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할 당시 조 회장 쪽은 “주주연합과의 지분 경쟁을 중단하고, 당면한 위기극복에 전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주주연합이 공격적으로 나선 상황에서 조 회장 쪽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는 위기감을 느낀 것 같다”며 “양쪽 모두 여론을 고려해 올 하반기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과 같은 전면전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에어부산 화재 김해공항, 항공편 정상 운항…부상자 2명 귀가 1.

에어부산 화재 김해공항, 항공편 정상 운항…부상자 2명 귀가

상위 0.1% 자영업자 15억 이상 번다…서울은 25억 넘어 2.

상위 0.1% 자영업자 15억 이상 번다…서울은 25억 넘어

“형님! 딥시크를 저랑 비교하다니, 너무하십니다” GPT 능청 답변 3.

“형님! 딥시크를 저랑 비교하다니, 너무하십니다” GPT 능청 답변

‘이거 르노 차 맞아?’ 그랑콜레오스, 판매량 역주행 이유 있네 4.

‘이거 르노 차 맞아?’ 그랑콜레오스, 판매량 역주행 이유 있네

투자·절세 ‘만능 통장 ISA’…증권사·은행 어느 쪽 선택할까? 5.

투자·절세 ‘만능 통장 ISA’…증권사·은행 어느 쪽 선택할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