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경찰 “대통령 암살 ‘중심 인물’ 체포…미국 거주 의사”

플로리다의 아이티계 의사·사업가 크리스티안 새넌
“6월 아이티에 와서, 보안회사와 접촉해 용병 모집”
다른 용의자들 “대통령 체포해 관저로 가려 했다”

아이티 경찰이 조베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의 ‘중심 인물’이라며 체포한 미국 플로리다의 아이티계 의사인 크리스티안 새넌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프로필 사진.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암살 사건과 관련해 아이티 경찰이 중심인물로 지목하는 인사가 체포되는 등 수사가 진전되고 있다. 범인들은 또 모이즈 대통령을 생포하려고 했지, 사살하려는 계획은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티 경찰은 11일(현지시각)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미국 플로리다에서 활동하는 아이티 출신의 의사 크리스티안 엠마누엘 새넌(63)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고 <마이애미 헤럴드>가 보도했다.

아이티 경찰청장인 레옹 샤를르는 새넌을 대통령 암살의 중심인물로 지목했다. 샤를르 청장은 “새넌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지난 6월 전용 비행기로 아이티에 와서, 이 범행을 실행한 사람들을 선발하려고 사설 보안회사와 접촉했다”고 밝혔다. 새넌이 접촉한 회사는 미국에 소재한 ‘시티유’(CTU)라는 베네수엘라 보안회사라고 밝혔다.

신문은 새넌이 플로리다에 20년 이상이나 거주한 아이티계 유명 의사라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새넌은 플로리다에서 의료, 에너지, 부동산 분야 등 12개 이상의 사업체를 소유하고 있다. 이 사업체들의 대부분은 현재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2013년 파산을 신청했고, 40만달러 이상의 빚 때문에 브랜던에 있는 집을 압류당한 상태다.

새넌은 트위터에서 자신을 의사이자 목사로 소개하며, ‘아이티를 위한 지도력’이라는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의 트위터는 2011년 9월 이후 활동이 중지된 상태다.

새넌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3번째로 체포된 미국계 인사다. 앞서 체포됐던 두 명의 미국계 용의자들인 제임스 솔레이저스(35)와 조지프 빈센트(56)는 원래 계획은 모이즈 대통령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체포하는 것이었다고 당국에 진술했다. 이들은 “대통령을 (그의 자택에서) 체포해 그와 함께 대통령궁으로 가려는 것”이 자신들의 임무라고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 두 명의 아이티계 미국인들은 “우리는 거기 있었으나, 대통령을 죽이려고 간 것은 아니라고 진술했다”고 수사 판사 클레망 노엘는 덧붙였다. 노엘 판사는 “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았으나, 살해에는 가담하지 않았고, 통역을 하려고 거기에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솔레이저스와 빈센트는 사건 당일 밤 자신들이 체포영장을 가졌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노엘 판사는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그 체포영장을 누가 줬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또 다른 심문관에게 이번 사건은 모이즈가 아닌 다른 사람을 대통령으로 세우려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샤를르 경찰청장은 밝혔다. 하지만, 샤를르 청장은 이런 주장을 믿을 수 없다며 “그들은 모이즈 대통령을 죽이려 했고, 자신들이 하는 일을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