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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WSJ “미, 소련제 방공 무기 우크라이나에 제공”

등록 2022-03-22 13:16수정 2022-03-22 13:32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
“분석·훈련용 확보 소련제 대공미사일”
우크라는 소련제 장거리 대공미사일 요구
미, 슬로바키아·터키 등과 제공 논의
그리스 육군이 지난 2013년 크레타섬에서 러시아제 S-300 대공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그리스 육군이 지난 2013년 크레타섬에서 러시아제 S-300 대공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이 냉전시대에 은밀히 획득한 옛 소련제 방공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1일 보도했다.

익명의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군의 폭격기와 전투기, 미사일 공격에 노출된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지대공미사일 체계 SA-8 등 옛 소련이 만든 무기들을 공급하고 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이들은 이런 무기들은 수십년 전 제조됐지만 소련 소속 공화국들의 하나였던 우크라이나에는 익숙한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소련제 무기들을 보유하게 된 과정은 ‘냉전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소련제 무기를 입수해 성능을 분석하고 미군이 그에 맞춰 훈련하게 했다. 소련제 무기를 구하는 주된 방식은 제3국에 수출된 것을 몰래 확보하는 것이었다. 소련제 무기는 미국 육군의 ‘미사일·로켓 프로그램 센터’로 불리는 앨라배마주 레드스톤 무기고에 주로 보관돼왔다. 미국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소련제 무기의 일부는 이곳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SA-8은 이동과 은폐가 쉽기는 해도 사거리가 짧고 방어 범위가 좁은 구식 무기다. 또 미국이 제공하고 있는 스팅어 휴대용 대공미사일도 헬리콥터 등 저공비행 항공기 공격에 적합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더 강력한 대공미사일을 요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사거리가 길고 방어 범위도 훨씬 넓은 소련 또는 러시아제 S-300 미사일이다. 우크라이나도 이를 갖고 있지만 더 많은 미사일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도 1994년 벨라루스로부터 1억달러(약 1223억원)를 주고 산 S-300 미사일 체계를 레드스톤 무기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제3국을 통해 소련이나 러시아제 장거리 대공미사일을 제공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을 제공하려 해도 미군 운용 부대가 따라갈 수 없고, 우크라이나군이 이를 작동하는 훈련에는 몇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최근 슬로바키아 정부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방문했을 때 대체 무기를 제공한다면 S-300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독일 정부는 패트리엇 미사일 대대를 슬로바키아에 순환배치할 수 있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이 S-300보다 뛰어난 러시아제 S-400을 터키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도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제 방공무기 도입을 이유로 미국이 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를 터키에 팔지 않겠다며 대립했던 때를 떠올리면 상당한 반전이다.

미국 등이 우크라이나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이나 전투기 제공 요구를 거부하면서 이제 군사원조의 초점은 얼마나 강력한 방공무기를 제공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슬로바키아뿐 아니라 다른 많은 나라들과 함께 어떻게 우크라이나에 방공 능력 강화를 제공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장거리 방공무기는 “우크라이나군이 훈련이 돼 있는” 장비가 적절하다며 소련이나 러시아제 무기 지원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밝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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