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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칠레 개헌안, 국민투표서 부결…정부, 새 개헌안 추진할 듯

등록 2022-09-05 11:04수정 2022-09-06 02:01

4일(현지시각) 칠레 개헌안 개표 결과 반대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나자, 아이들이 개헌안 반대 어른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산티아고/로이터 연합뉴스
4일(현지시각) 칠레 개헌안 개표 결과 반대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나자, 아이들이 개헌안 반대 어른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산티아고/로이터 연합뉴스
칠레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진보적 가치를 담은 개헌안이 결국 부결됐다.

칠레 선거관리 당국은 4일(현지시각)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 개표 결과(개표율 99.0%) 찬성 38.1%반대 61.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전했다. 이번 국민투표에 부쳐진 개헌안은 지난해 5월 선거로 뽑힌 150여명의 제헌의회에서 피노체트 군사독재 시절의 헌법을 대체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 안엔 교육·의료·환경 등에 대한 강력한 사회적 권리와 원주민 권리, 성평등 보장 등 광범한 진보적 가치가 담겨 있어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20년 말만 해도 개헌에 대한 여론의 지지는 80%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몇몇 사안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불안감과 일부 제헌의원을 둘러싼 잡음이 불거지면서 반대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여론조사 결과 지난 4월 처음으로 찬·반이 뒤집혔고, 국민투표 2주 전부터 적용되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의 한 여론조사에선 찬성 38%, 반대 47%, 미결정 17%였다.

수도 산티아고에서 반대표를 던진 로제마리 윌리엄슨(Rosemarie Williamson·54)은 “원주민 등의 다민족국가를 인정한 조항과 연금 개혁 조항이 마음에 걸렸다”며 “평생을 일했는데, 이제 와서 연금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산티아고 저소득층 거주 지역에서 찬성표를 던진 디에고 우리베(Diego Uribe·35)는 “개헌안 찬성은 미래를 위한 실질적인 변화, 무료 교육과 의료혜택, 다른 권리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5일 국민투표 결과를 협의하기 위해 다양한 정당과 정파 인사들과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4일 남부 도시 푼타 아레나스에서 투표를 마친 뒤엔 국민투표 결과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사회 모든 분야의 인사들과 함께 “모두를 위한 정의와 평등, 성장, 발전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 정부는 새로운 개헌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보리치 대통령은 이번 개헌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되더라도 2020년 국민투표가 부여한 개헌 추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절차를 다시 밟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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