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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한은 총재 “미국, 금리 올리면서도 강달러 파급효과 주목”

등록 2022-10-16 11:35수정 2022-10-16 11:48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각국 통화 당국에 발등의 불이 된 강달러에 대해 미국도 스필오버 효과(파급 효과)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연차총회에 참석하러 워싱턴을 방문한 이 총재는 15일(현지시각)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서 한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올해 총회의 주요 논의 주제는 강달러에 따른 스필오버 효과였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회의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높기 때문에 당분간 물가 안정을 위해 계속 금리를 올리는 추세를 가져가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도 동시에 그런 정책이 미치는 여러 스필오버도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연준이 40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려고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고 있지만 이로 인한 강달러가 세계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도 고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준의 단호한 물가 잡기 의지에 따라 한국 등의 통화 당국은 자국 통화 약세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총재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자국 인플레이션과 자국 상황을 우선시하는 것”이라며, 연준이 자국 상황을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펴는 기조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일각에서 환율 안정을 위해 필요성을 제기하는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에 대해서는 “심리적 안정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인데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상시 스와프를 가진 다른 나라들도 다 (통화 가치가) 절하되고 있고, 2008년 (한-미 통화) 스와프를 했을 때도 환율이 단기적으로 확 떨어지지만 수개월이 지나면 다시 트렌드(추세)를 따라 (원화 가치가) 절하됐다”고 했다.

이 총재는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 한국은행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조달하는 ‘피마 레포’에 대해서는 “2008년 등을 겪으면서 많은 안전장치와 도구가 생겼다”며 “지금은 쓸 필요가 없지만, 필요한 상황이 오면 쓸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쪽은 다른 나라들을 고려해 강달러 기조에 손을 댈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리건주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달러의 힘을 걱정하지 않으며, 세계의 나머지를 걱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아주 강하다”고 했다. 강달러로 인한 다른 국가들의 고충을 신경 쓰기는 하지만 미국 경제를 우선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강달러의 파급 효과를 인정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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