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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러시아 공격 안 된다?…“미, 우크라 제공 로켓시스템 성능 제한”

등록 2022-12-06 13:24수정 2022-12-06 16:20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의 로켓 발사 장면.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의 로켓 발사 장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로켓 발사 시스템을 제공하면서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에 쓰지 못하도록 은밀히 성능을 제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못하도록 성능이 조정된 것이라고 익명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5일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6월 이래 하이마스 20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면서 이를 이용해 발사할 수 있는 사거리 80㎞의 유도다연장로켓도 공급해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자국 영토 내 러시아군 주둔 지역과 무기고 등을 하이마스로 타격해왔다.

하지만 미국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를 발사하지는 못하도록 하이마스의 성능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하이마스는 한 번에 유도다연장로켓은 6기, 사거리가 320㎞에 이르는 에이태큼스의 경우 1기를 장전할 수 있다. 미국은 자국이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제공하지 않더라도 우크라이나가 제3국에서 구입해 사용할 가능성을 고려해 이런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하이마스 성능 조정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필요성과, 전쟁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을 막는다는 목표 사이에 균형을 맞추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 때문이라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하는 것은 돕되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태도를 유지해왔다. 러시아를 자극해 전쟁이 확대될 것을 우려해서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9월 “워싱턴이 키이우에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하기로 결정한다면 이는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며, 미국은 분쟁의 직접 당사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 등을 제공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에 미국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는 로켓 시스템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에 전투기나 장거리 무인공격기 제공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범위가 제한되면서 러시아가 자유롭게 우크라이나 시설과 민간인 거주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네르스 라스무센 전 나토 사무총장은 10월부터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이 더욱 강화됐다며 “푸틴을 제지하려면 장거리 미사일 같은 것을 (우크라이나에) 전달해야 한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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