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7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다시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달 급속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고 감속 모드로 들어갔지만 물가와 고용 지표가 또다시 강한 통화정책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파월 총재는 7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 경제 데이터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것은 궁극적 금리 수준을 전에 예상한 것보다 높여야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전체적인 데이터가 더 빠른 긴축이 타당함을 보여준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연준은 지난해 40년 만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4차례 연속 0.75%포인트씩 인상하는 강수를 뒀다. 그러다 물가 상승률이 다소 주춤해지자 12월에는 0.5%포인트 인상으로 감속했고, 지난달 1일에는 0.25%포인트 인상으로 기준금리를 4.5~4.75%로 만들며 통상적인 금리 조정 수준으로 돌아왔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이달 21~22일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가 아니라 0.5%포인트 인상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5~5.25%로 제시한 기준금리의 최종 도달점 전망치를 올릴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기는 했지만 물가 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까지 갈 길이 멀고, 그 길은 평탄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준금리 조정 수준도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51만7천명 증가해 전망치를 3배 가까이 웃돌고, 실업률은 3.4%로 53년 만의 최저로 떨어졌다. 연준은 노동시장의 이런 열기가 물가를 계속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4.7%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커졌다.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 방향 조정과 관련해 10일에 발표되는 2월 고용 지표와 다음주에 나올 물가 지표를 유념하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500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보였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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