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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에르도안 결선 끝에 재선 성공…서구는 골치, 푸틴은 화색

등록 2023-05-29 10:27수정 2023-05-30 07:21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28일 밤 선거 승리를 선언한 직후 대통령궁 앞에 운집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앙카라/UPI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28일 밤 선거 승리를 선언한 직후 대통령궁 앞에 운집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앙카라/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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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28일 대선 결선에서 승리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서구 정상들도 축하 메시지를 내놨다. 하지만, 야권 후보의 선전을 기대했던 미국 등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이면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를 강조하며 균형을 잡아온 에르도안 대통령을 계속 상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재선을 축하한다. 나토 동맹국으로서 양자 관계 현안과 공통의 글로벌 도전들에 관해 계속 공조하기를 고대한다”는 짧은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등도 트위터 등을 이용해 당선을 축하했다.

이들은 축하 메시지에서 “엄청난 도전”(마크롱 대통령)이나 “동맹국들의 안보에 대한 도전”(수낵 총리)을 해결하자며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에 대한 공동 대응을 강조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연장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더 적극적인 협조나 스웨덴의 나토 가입 등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협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게 됐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우크라이나와 함께 흑해를 마주하고 있고, 흑해~지중해를 잇는 전략적 통로를 점하고 있다. 나토 회원국으로 이번 전쟁과 관련해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지만, 대러 제재에 불참하고 있다. 나아가 자국 내에서 독립을 추구하는 쿠르드족 망명자들을 다수 보호하고 있다는 이유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는 중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런 이유로 미국과 유럽 지도자들이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아도 그의 낙선을 기대했다고 전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튀르키예와의 관계가 멀어진 이유들 가운데 하나인 F-16 전투기 판매 불가 입장을 뒤집고 이를 다시 추진하면서 의회의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은 지난 1월 에르도안 대통령이 인권을 탄압하고 이웃의 나토 동맹국 그리스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최근 “의회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튀르키예가 러시아제 방공시스템을 산다는 이유로 F-16 판매 계획을 중단했다.

일각에선 에르도안 대통령이 심각한 인플레이션 등 경제난을 풀기 위해 러시아와 더 밀착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는다. 러시아는 지난해 제재로 판로가 좁아진 원유를 튀르키예에 많이 팔았다. 그로 인해 러시아는 중국을 제치고 튀르키예의 최대 무역 상대가 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9일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튀르키예는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서로를 필요로 한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을 자신이 중재한 것도 “푸틴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 덕이라고 했다. 또 그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국 주재 미국대사가 야권 후보를 만났다는 이유로 “미국에 교훈을 줘야 한다”며 ‘반미 감정’을 표출한 상태라 대미 관계가 더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뜨뜻미지근한 서구 정상들의 반응과 달리 푸틴 대통령은 크게 반기는 입장을 내놨다. 푸틴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면서 “당신의 승리는 튀르키예 공화국 수반으로서 헌신적으로 일한 것의 논리적 결과”라고 밝혔다. 또 “이는 주권을 강화하고 독립적 외교 정책을 강화해온 것에 대한 국민들이 지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라며 “양국 관계의 우호적 발전에 대한 당신의 개인적 공헌을 높게 평가한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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