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 13일 백악관에서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대한 대반격을 개시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강화를 공언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13일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이 “진전을 보고 있다”며 “이런 말을 하는 순간에도 우리의 지원에 힘입어 전쟁을 다르게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반격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더 많은 땅을 해방할수록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더 강력한 입지를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음달 11~12일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약속할 것이라고 밀했다. 이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을 만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에 3억2500만달러(약 4150억원)어치 군사원조를 추가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 단합됐다며 다음달 정상회의에서 결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나토 영토를 1인치라도 모두 지켜낼 것”이라며 “나토헌장 제5조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바위처럼 단단하다”고 했다. 나토헌장 제5조는 개별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집단적으로 대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가 군용기 250대를 동원한 역대 최대 규모 공중 훈련을 하며 대러 무력시위에 나선 가운데 만났다. 나토는 12일부터 독일에서 나토에 가입을 신청한 스웨덴과 일본을 포함한 25개국이 참여하는 훈련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덴마크 정부는 8월부터 나토가 지원하기로 한 F-16 전투기 조종 훈련을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한편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중국에 대한 나토 차원의 견제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승리한다면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권위주의 국가 지도자들에게 군사력을 사용해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것”이라며 나토는 아시아·태평양 지역과의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한국과 일본을 가리키며 “유럽에서 발생한 침략 행위에 대처하는 데 태평양 지역 주요국들이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노르웨이 총리 출신으로 9년간 나토를 이끈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올해 10월 임기를 마친다. 나토 사무총장은 미국의 동의로 결정되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누가 후임을 맡을지 밝히지 않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