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26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지난달 1년3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 행진을 멈췄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6일 다시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은 이날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기준금리를 5.25~5.5%로 올려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만들었다.
연방공개시장위는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의 위험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그동안의 통화 정책의 누적 효과, 통화 정책이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데 소요되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서 추가적 정책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0%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았다. 연준이 주되게 고려하는 개인소비지출(PCE) 지수 상승률은 5월에 3.8%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9.1%까지 올라간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최근 상승세는 상당히 꺾인 것이지만 연준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않은 것이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제로 금리 시대를 끝내면서 5월 연방공개시장위 회의 때까지 10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물가 오름세가 다소 주춤해진 지난달에는 그동안의 정책 효과와 부작용 등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동결을 결정했다. 하지만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거의 모든 연방공개시장위 위원들이 연말까지 금리를 좀 더 올리는 게 적절할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며 연내에 두 차례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기준금리 결정 뒤 기자회견에서 다음 연방공개시장위 회의가 열리는 9월에 추가 인상이 결정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데이터가 그것을 타당하게 만든다면 9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확실히 있다”며 “또한 그 회의에서 동결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관해서는 “올해는 아닐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물가 오름세가 무뎌졌지만 연준은 매파적 태도를 접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현재 3.5%인 한국은행 기준금리와의 차이는 2.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5월에 1.75%포인트로 역대 최대로 벌어진 데 이어 최대 격차 기록을 다시 간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네 차례 연속 동결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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