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레이블스’ 공동대표인 조 리버먼 전 민주당 상원의원이 27일 폭스 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미국 대선의 결과를 바꿀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낳는 정치 세력 ‘노 레이블스’가 내년 4월에 대선 후보 선출 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노 레이블스 공동대표인 조 리버먼 전 민주당 상원의원은 27일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초당적 대선 후보 선출 대회가 내년 4월에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릴 것”이라며 “우리는 최근 역사에서 그런 장면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리버먼 전 의원의 발언은 독자 후보 추대를 검토해온 노 레이블스가 이를 위한 대회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내년 11월 대선에 제3 후보가 나설 가능성을 더욱 띄우는 것이다.
노 레이블스는 민주·공화당의 극단적 당파성을 거부하고 초당적 정치를 추구하겠다는 세력이 만든 조직이다. 이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염증을 느끼면서 둘 다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버먼 전 의원은 노 레이블스가 50개 주 모두에 대선 후보를 등록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선 가능성이 없는 제3 후보는 훼방꾼 노릇만 할 것이라는 시각을 의식한 듯 “우리의 계획은 현실적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할 때만 후보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3의 후보가 선택될 수 있는 진짜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경합주 8곳에서 1만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63%가 온건한 제3 후보에게도 선택을 길을 열어놓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미국 정치권에서 노 레이블스가 내세울 제3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주목을 받는다. 제3 후보가 온건한 중도파라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는 바이든 대통령 표를 더 빼앗아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가 3명이 된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경쟁에서 득표율에 4~5%포인트 손해를 볼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애니 커스터 민주당 하원의원은 지난달 “제3 후보를 세운다는 노 레이블스의 계획은 가장 극단적이고 극우적인 후보, 즉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가는 길을 깔아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부 가상 대결에서는 제3 후보 등장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도 격차에 미치는 영향이 무의미하다거나, 제3의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노 레이블스가 내세울 후보로는 민주당 소속으로 조 맨친 상원의원, 공화당 소속으로는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와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가 거론된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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