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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FBI 국장 전격 해임…트럼프발 ‘제2 워터게이트’ 터지나

등록 2017-05-10 15:40수정 2017-05-10 20:30

미국 언론들 1973년 닉슨 대통령 특별검사 해임사태 거론
‘워터게이트 스캔들’ 수사 막으려 했으나 오히려 탄핵 역풍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 수사는 계속될듯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한겨레> 자료사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한겨레>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해임하자 미국 언론은 ‘토요일 밤의 대학살’이 떠오른다고 했다. 이 사건은 1973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수사하는 특별검사를 해임한 것을 말한다. 이를 계기로 대통령 탄핵 여론이 들끓어, 닉슨한테는 몰락을 자초한 사건이 됐다.

1972년 6월 닉슨의 재선을 위해 활동하던 집단이 워싱턴의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됐다. <워싱턴 포스트>의 잇따른 보도로 파문이 확산됐는데, 당시 연방수사국 부국장이던 마크 펠트는 30여년 뒤에야 자신이 이 신문에 제보를 한 ‘딥 스로트’였다고 고백했다. 아치볼드 콕스 특별검사가 임명돼 사건을 수사했다.

백악관 집무실 대화 내용이 녹음된 테이프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콕스는 백악관에 테이프의 복사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닉슨은 이를 거부했다. 그리고는 1973년 10월20일 토요일, 닉슨은 엘리엇 리처드슨 법무장관한테 특별검사를 해임하라고 명령했다. 장관은 이를 거부하며 사임했다. 닉슨은 빌 러클즈하우스 부장관에게 특별검사를 해임하라고 명령했으나 부장관도 이를 거부하고 사임했다. 그러자 닉슨은 로버트 보크 송무차관에게 명령해 특별검사를 해임시켰다. 보크는 사후 출판된 회고록에서 닉슨이 당시 그에게 연방대법관 자리를 약속했다고 했다.

‘토요일 밤의 대학살’이 있은 지 며칠 뒤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닉슨의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44%)이 탄핵 반대(43%)를 앞질렀다. 닉슨은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되고 상원 표결을 앞둔 1974년 8월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미국 언론은 ‘토요일 밤의 대학살’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의 예봉을 무디게 하기 위해 코미 국장을 전격 해임하지 않았느냐고 의심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코미 국장을 “잠재적으로 트럼프의 미래에 가장 위협적인 인물”이라고 했다. 닉슨 대통령 도서관은 9일 트위터에 ‘재밌는 사실: 닉슨 대통령은 연방수사국 국장은 해임하지 않았다’라는 글을 올려, 트럼프가 닉슨보다 더 나갔다고 지적했다.

닉슨이 특별검사 해임을 강행한 뒤에도 워터게이트 사건 수사가 계속됐듯,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에 대한 수사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닉슨 도서관장을 지낸 티머시 나프탈리는 “법무장관이 코미 국장의 비위나 직무태만을 입증하지 못하면, 이번 조처는 트럼프 대통령이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의심을 더욱 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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