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28일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미국 백악관의 공식 반응이 하루 전보다 좀 더 긍정적인 평가 쪽으로 바뀌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 방중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으로 보려 한다”며 “우리는 상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점을 놓고 ‘여전히 5월 안이 목표냐’라는 질문에도 “이것은 분명히 세계적인 중요성을 갖는 문제”라며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이뤄지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메시지에 대해선 “개인적인 메시지였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한 채 “우리는 의미 있는 진전을 했다고 생각한다”고만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여러분도 봤듯이, 그(김 위원장)가 북한의 지도자가 된 이후 처음으로 회담을 위해 북한을 떠났다”며 “우리는 이를 최대의 압박 공세가 효과를 계속 발휘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장차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기대하며 계속 이러한 과정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거나 “조심스럽지만 낙관한다”는 샌더스 대변인의 발언은 전날 성명에 비해 북-중 정상회담의 성과에 좀 더 우호적인 편이다. 지난 27일 백악관 성명에선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 방중을 백악관에 통보했으며 최대의 압박 정책에 따른 성과라고 간단히 언급하는 데 그치고, 긍정적 평가나 낙관적 전망은 유보했다.
백악관의 이런 기류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이 나와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시 주석한테 전달받았다”며 기대감을 표시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다만 샌더스 대변인은 “우리는 회담이 제대로 이뤄지기를 원한다. 우리는 그 목표를 향해 작업하고 있다”고 밝혀, 향후 북한과의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강도 높은 협상을 할 것임을 예고했다.
북-중 간 움직임과 관련해, 미국과학자연맹의 군사분석가인 애덤 마운트는 <워싱턴 포스트>에 “베이징과 평양 사이의 분열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전략을 뒷받침하는 큰 자산이었다”며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과 미국의 군사적 위협의 유효성도 약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겨레>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북한의 무조건적 항복이나 정권 교체를 선호한다. 이런 생각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봐야 한다”며 볼턴 내정자 임명이 북-미 정상회담의 더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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