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정상회담에 대해 “한반도 전체가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진전을 이뤄내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백악관은 이날 오전 9시30분(한국시각)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처음으로 만난 직후 대변인실 명의의 논평을 내어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역사적 만남을 맞아, 우리는 한국인들의 앞날에 성공을 기원한다. 미국은 우리의 동맹인 한국의 긴밀한 공조에 감사하고 있으며, 몇 주 안에 열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 준비에서도 견고한 논의를 지속해나가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남북 정상의 만남 직후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태도의 논평을 내놓은 것은 이번 회담 및 ‘5월 말~6월 초’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어떤 수준의 합의가 나오느냐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또 백악관이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언급한 것은 남북이 현재의 갈등과 대결을 넘어 ‘경제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에 대한 지지를 내포한다. 아울러 남북 합의를 토대로 북-미 회담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 싶다는 공조 요청의 의미도 담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6일(미국 시각)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의 인준안이 상원 본회의를 통과하며, 북-미 회담 준비도 탄력을 받게 됐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곧바로 제70대 국무장관으로 취임했다. 폼페이오 지명자 인준안은 찬성 57표, 반대 42표로 가결됐다. <로이터> 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매파적 세계관을 공유하는 가장 충직한 측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3주 전 북한에 특사로 파견하는 등 이미 미국 외교에 깊이 관여해 왔다”고 평했다.
중앙정보국(CIA) 국장 신분으로 그동안 극비 방북 등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주도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공개적인 외교 협상의 무대에 전면으로 나서면서, 회담 날짜와 장소가 정해지면 국무부와 백악관 채널 등을 통해 의전과 경호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은 앞서 이달 초 이뤄진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 사진 2장을 공개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명의로 공개된 사진은 모두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지명자가 악수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하나는 두 사람이 손을 잡은 채 정면을 바라보는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서로 마주 선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폭스 앤 프렌즈’ 전화 인터뷰에서 “믿기 힘들 정도로 좋은 사진들이 있다”며 사진을 공개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은 이 발언이 나오고 몇 시간 만에 공개됐다.
황준범 기자,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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