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핵화 ‘트럼프 모델’로 불끄는 미국
백악관 “리비아식 아니다” 선그어
트럼프, 북미회담 묻자 “지켜보자”
백악관 “리비아식 아니다” 선그어
트럼프, 북미회담 묻자 “지켜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백악관에서 캘리포니아주 관리들과 만난 자리에서 팔짱을 끼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6일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배석해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북 정권교체 의도 없다는 뜻 밝혀
볼턴도 “회담 성공위해 모든 일 할 것” ‘트럼프 모델’ 아직은 구체화 안돼
‘완전 비핵화?단계적 보상’ 가능성
“북 선행동 땐 안전보장 조처” 전망 하지만 볼턴 보좌관이 <에이비시>(ABC) 방송에 설명한 ‘리비아 모델’은 모든 핵무기를 해체해 미국으로 보낼 때까지 보상은 없다는 취지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모든 핵무기의 해체와 이송은 최종 단계에서 할 일로 꼽지만, 그는 양보만을 고집한 꼴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대국들에게 나라를 통째로 맡기고 붕괴된 리비아나 이라크의 운명”을 강요한다며 반발한 대목이다. 따라서 백악관의 입장은 ‘볼턴식 리비아 모델’은 쓰지 않겠다는 얘기다. ‘트럼프 모델’ 역시 신속하고 철저한 비핵화가 핵심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포기한 뒤에야 미국이 상응 조처를 한다는 구상은 북한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만큼, ‘트럼프 모델’은 완전한 비핵화가 합의된 상태에서 중요한 실행 단계마다 제재의 부분적 해제나 안보 우려를 덜어주는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2020년까지 미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비핵화를 하고 약속은 확실히 이행하겠다고 할 것”이라며 “미국은 리비아식이 아니라면, 북한의 선행동을 뒷받침하는 안전보장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혜정 중앙대 교수도 “미국은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무기를 들어낼 것을 요구할 것이고, 북한은 ‘안보 대 안보’의 교환을 먼저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트럼프 모델’이란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되 북한의 얘기를 조금 들어주는 ‘리비아 모델’의 ‘마이너스 알파’가 될 것”이라며 “‘리비아 모델’을 그대로 할 수 없으니 단계적으로 한다든가 비핵화에 대한 보상을 앞당기는 형태가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16일 담화에서 ‘사이비 우국지사’로 지목한 볼턴 보좌관도 한풀 누그러진 반응을 내놨다. 그는 <폭스 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성공적 회담이 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했다. 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라는 회담의 목적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데서 그치고 ‘리비아’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미 정상회담이 여전히 유효한가’ 등의 질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며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김지은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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