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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북 “마주 앉자” 유화적 담화에, 트럼프 “좋은 뉴스”

등록 2018-05-25 17:21수정 2018-05-26 00:40

북미 ‘협상이냐 파국이냐’ 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은

취소 발표 2시간 뒤 “열릴 수도”
김계관 담화엔 “매우 생산적 성명”
북한과 회담·대화 가능성 열어놔
핵심은 비핵화 방식과 상응하는 조처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협상을 재개하자는 담화를 발표한 지 채 하루가 못 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매우 따뜻하고 생산적인 성명을 받았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정상회담 준비를 재개하고, 애초 예정대로 할 의사도 있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오전 8시20분(현지시각)께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으로부터 매우 따뜻하고 생산적인 성명을 받았다는 좋은 뉴스가 나왔다. 우리는 곧 그것이 어떻게 진행될지 볼 것이며, 길고 지속적인 번영과 행복을 가져오길 바란다. 오직 시간과 (재능만이) 이를 말해줄 것”이라고 적었다. 곧이어 예정대로 6월12일에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까지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가 언급한 ‘따뜻하고 생산적인 성명’이란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15시간여 전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를 뜻한다. 김 부상은 담화에서 정중한 어조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 어떤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려”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해왔다며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의 판을 완전히 뒤엎진 않으리란 전망은 원래 살아 있었다. 그가 24일 오전 ‘6월12일 싱가포르’로 예정됐던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 지 2시간여 만에 백악관에서 열린 경제 관련 법률 서명식에서 “기존의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거나, 정상회담이 나중에 열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외교부도 강경화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5일 오전 전화 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과의 대화 지속에 대한 분명한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논리적으로 봐도, 미국이 ‘싱가포르 회담’의 취소 이유로 밝힌 사안들이 ‘원인 무효’로 된다면 북-미 정상회담을 재개할 수 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이날 브리핑에서 밝힌 취소 이유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 비난 발언 △핵을 포기할 뜻이 없는 것으로 비친 “핵 대 핵의 대결” 표현 △지난주 북 실무팀이 싱가포르에 나타나지 않은 것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전문가를 초청하지 않은 점 등이다.

최 부상의 펜스 부통령 비난 발언은 ‘쌍방 과실’이라는 점에서 양쪽이 양해하면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였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제1부상의 성명에 구체적인 사과 표현은 없었지만, ‘따뜻하고 생산적’이라며 받아들였다. 함경북도 풍계리에 있는 북부핵실험장 폐기도 북-미 간 신뢰가 형성된 뒤 전문가들이 사후 방문을 통해 검증하면서 서로 체면을 세울 수 있다.

결국, 핵심 쟁점은 돌고 돌아 ‘비핵화 방식’과 이에 대한 상응 조처, 그 순서를 둘러싸고 북-미가 사전 합의를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미국의 싱가포르 회담 취소 발표 전까지 북-미는 비핵화 방식과 관련해 겉으로 드러나기에는 상당히 근접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나 이 쟁점에 대해 북-미가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제1부상의 성명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며, 장소·의전·경호 등을 논의하기 위해 주말에 열릴 예정이던 북-미 싱가포르 실무회담과 ‘비핵화 의제’를 논의할 고위급 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취소라는 커다란 출렁임을 지나 북-미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온 모양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김지은 노지원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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