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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김정은 특사’ 김영철, 트럼프 만나 ‘친서’ 전할까

등록 2018-05-29 17:52수정 2018-05-30 09:50

성 김-최선희 실무협상 속에 방문
최고위급에서 핵심의제 최종 조율
과감한 초기조처-상응조처 협의
트럼프 대통령과 접견 가능성 주목
미, 대북 추가 제재 무기한 연기
트럼프 “정상회담 이상의 협상 진행”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옆에 배석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옆에 배석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0일(현지시각) 뉴욕을 방문하기로 하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등과 북-미 정상회담 의제를 놓고 최종 조율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회담 성공 여부에 따라 김 부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접견할 가능성도 있다.

김 부위원장의 방미는 폼페이오 장관의 두 차례 방북에 대한 답방 형식을 띠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앙정보국 국장 시절이던 3월31일~4월1일과 국무장관 취임 직후인 지난 9일 북한을 방문해 김 부위원장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했다. 두 사람의 추가 접촉이 필요했다면, 이번에는 김 부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할 차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의 방미는 그 자체로 특별한 의미가 있다. 빌 클린턴 정부 때인 2000년 10월 조명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로 방미한 뒤 처음 이뤄지는 북한 최고위 인사의 미국 방문이기 때문이다. 유엔 총회 등 다자회의를 제외하고 미국 정부는 최근 북한 인사에게 비자를 내준 적이 없다.

김 부위원장의 방미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24일 담화로 정상회담이 궤도 이탈을 하던 시기를 전후해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시엔엔>(CNN)은 23일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고위급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이라는 확약을 다시 받기를 원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에는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이 제3국에서 만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미국 방문으로 결론 난 셈이다.

6월12일로 예정된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핵 폐기다. 미국은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담한 선조처’를 요구하는 중이고, 북한은 상응 조처를 끌어내려 한다. 이는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부상의 ‘판문점 회담’에서 최종 결론을 내기 어려운 문제다. 실제 판문점 회담에선 의미 있는 의견 접근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선희-성 김’보다 고위급인 ‘김영철-폼페이오’를 통해 다시 의견 조율이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완성된 핵탄두의 반출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같은 과감하고 신속한 초기 조처를 다시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례하는 북한의 요구를 어떻게 절충하느냐가 정상회담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 부위원장의 미국행에 대해 “(북-미가) 비핵화 및 체제 안전 보장과 관련해 핵심적 이견 등이 있기 때문에 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2000년 10월10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을 접견한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조 부위원장은 당시 미국 방문을 통해 북-미가 적대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북-미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2000년 10월10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을 접견한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조 부위원장은 당시 미국 방문을 통해 북-미가 적대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북-미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남은 관심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접견할지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였던 폼페이오 장관이 두 차례 방북 때 김정은 위원장을 접견했기 때문에,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김 부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도 29일 “김영철 부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김 부위원장의 방미를 확인하면서 “현재 정상회담과 그 이상에 관한 협상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해, 김 부위원장의 방미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남-북-미 종전선언까지 곧바로 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김 부위원장의 방미 목적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몸짓과 화술 등 기초적 정보를 파악하는 것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대면 정보가 절대적으로 긴요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공개서한을 내놓은 뒤 미국 정부가 준비 중이던 대북 제재 조처의 시행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8일 보도했다. 정상회담이 되살아난 상황에서 분위기를 해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김지은 노지원 황준범 기자 yyi@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 냉전해체 프로젝트 ‘이구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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