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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신뢰 다지는 북-미…트럼프 “최대 압박 용어 사용 안 할 것”

등록 2018-06-03 16:55수정 2018-06-03 21:56

“북-미 가까워지고 있어 그 용어 사용하고 싶지 않아”
“대화가 결렬 전까지는 추가 제재 부과하지 않을 것”
‘대북 강경파’ 볼턴 보좌관·펜스 부통령 배석 안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1일 백악관 예방을 마치고 떠나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배웅하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1일 백악관 예방을 마치고 떠나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배웅하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일(현지시각)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백악관 접견을 계기로, 북-미가 본격적인 신뢰 구축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신뢰 다지기는 향후 북-미 관계의 밑돌이 된다는 점에서 합의 구절 하나하나보다 훨씬 중요한 자산이라고도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의 예방 결과를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에서 ‘최대의 압박은 끝난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 수준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우리(북-미)가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에 그 용어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의 압박’이란 그 말은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재확인한 뒤 “우리 관계를 보고 있잖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일 백악관에서 차에 탑승하기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신을 수행한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일 백악관에서 차에 탑승하기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신을 수행한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달 6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최근 미국이 북남 수뇌회담(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판문점 선언에 밝혀진 우리의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 의지와 관련해 그 무슨 제재·압박의 결과인 듯이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의 이런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그들(북한)이 그것(비핵화)을 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그에 맞춰 다른 것도 하기를 원한다. 자신들의 국가를 개발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경제 건설에 집중하기 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략적 결단’에 따라 북한이 비핵화에 나섰음을 이해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중에는 추가 제재를 하지 않겠다고 이날 밝힌 것은 ‘대화 중에는 핵·미사일 시험 중지’라는 북한의 약속에 상응하는 조처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국장(김영철 부위원장)이 요청하지 않았지만, ‘대화가 결렬되기 전까지는 그것들(추가 제재)을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해줬다”며 “우리가 훌륭한 대화들을 하고 있는데 내가 그것을 왜 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북한 정보기관 수장인 김영철 부위원장의 직책을 국장(director)이라고 표현한 것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비슷한 역할로 인식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예방 때 대북 강강파로 유명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배석하지 않는 점도 북한을 배려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특히 백악관에서 모든 대외 정책을 총괄하고 조율하는 볼턴 보좌관의 불참은 아주 이례적이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온 ‘리비아 모델’을 주창해, 지난달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에서 집중적인 비난 대상이 됐다.

펜스 부통령도 지난달 21일 방송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 합의를 하지 않으면 리비아 모델처럼 끝날 수 있다는 발언을 해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정상회담 재고 가능성’ 담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선언으로 이어지는 정세 혼란의 방아쇠를 당겼다. 펜스 부통령은 평창겨울올림픽 참석 때도 북한 대표단과 눈길 한 번 마주치지 않았고,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 입장 때 일어나지 않았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직접 김 부위원장을 영접한 것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90분간이나 김 부위원장을 면담한 뒤 차량에 탑승할 때 배웅까지 하는 등 ‘특급 대우’를 한 것도 신뢰 다지기 차원의 행동을 볼 수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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