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며 악수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강경화 외교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한-미-일 3개국 외교장관 회담을 진행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준비를 주도해온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주장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13일 저녁 한국에 도착한 뒤 숙소 힐튼호텔에서 한 자국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열어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정상 간) 논의들을 위해 판문점에서 수일간 60∼70시간에 걸쳐 진행된 회담에서 많은 작업이 이뤄졌다. 그런 작업의 모든 것이 최종문서(북-미 공동선언)에 드러나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그러나 이해에 도달한 많은 부분이 있었다. 그런 것들을 문서로 압축할 수는 없었다”며 “우리가 최종문서에서 볼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많은 작업이 이뤄졌다. 그것이 우리가 대화(북-미 간 후속 협상)을 재개하면 출발할 수 있는 지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합의문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시브이아이디)라는 표현이 담기지 않았다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 “그것은 성명에 있다. 당신이 틀렸다”고 반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여러분에게 장담하건대, 이 일과 관련된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는 ‘완전한’(Complete)이란 말에 ‘검증 가능한’이란 말이 들어가있다”며 “입증이나 증명없이 완전한 비핵화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대통령은 검증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대한 비핵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가 끝나기 전에 완수되길 원하는가. 그것이 미국의 목표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그점은 정말로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2년 반 안에 ‘중대한 비핵화’와 같은 것이 달성되길 희망한다. 우리는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데 희망적이다.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그 작업엔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상식”이라면서도 “우리는 준비돼 있는 대규모 팀이 있다. 지난 수개월간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협력국들에서 온 최정예 적임자들을 모두 확보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것(비핵와 관련된 조처)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바로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상황이 되도록 협상하는 역량이다. 나는 아주 빨리 진전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도 있는 검증이 있을 것이라는 점도 북한이 이해한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잠정 중단’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의 의도는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된 생산적인 대화를 할 기회를 얻기 위한 차원이었다. 우리의 임무는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정상회담에서) 논의가 이뤄질 때 나도 거기에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훈련을 더이상 진행하지 않기 위한 전제 조건은 생산적이고 선의의 협상이 진행 중이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시점에 그렇지 않다고 결론이 난다면 연합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그점에 대해 분명했고, 김 위원장과 있을 때나 기자회견에서 그것을 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후속 협상 개시 시점에 대해서는 “북한과 다음 대화 시기는 정확히는 모른다. 각자 본국으로 돌아간 뒤 아주 빨리 있을 것으로 예견한다. 그러나 대략 다음 주 언제쯤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뒤 한미·한미일 외교장관회담 및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저녁 베이징으로 이동해 중국과도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향후 협력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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