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6·25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유해 송환과 관련해 "아직 유해를 물리적으로 넘겨받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낙관하고 있다.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유해를 넘겨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주에 북한을 방문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는 7월6일 워싱턴에서 인도 외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었으나, 북한 방문을 위해 이를 취소했다고 미국 관리들이 전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지난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뒤 구체적 진전을 보이지 않던 북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논의를 다시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인도 외무장관과의 회담까지 취소하고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북한과의 협상에 미국이 초점을 맞추고 그 진전이 있음을 보여주는 시사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미국 행정부는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인도의 외무·국방장관과 하기로 예정됐던 양국의 ‘2+2 회담’을 ‘불가피한 일정’ 때문에 연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발표한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과 이에 상응하는 북한 인사가 북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후속조처를 논의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북-미 정상 공동성명은 폼페이오 장관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북한 고위 인사와 후속 회담을 연다고 밝혔다.
폼페이오의 북한 방문은 정상회담 이후 첫 북-미 고위 인사의 접촉이다. 한 미국 관리는 “폼페이오는 북한과 관련된 중요한 여행 때문에 인도 외무장관과의 회담을 취소해야만 했다”고 전했다. 다른 관리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며칠 내로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27일(현지시각)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의 송환 작업과 관련해 “너무 멀지 않은 미래에 일부 유해를 넘겨받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렇게 밝히며 “아직 물리적으로 유해를 넘겨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전쟁에 참전한) 다른 국가들한테도 이것(유해 발굴)에 참여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서는 “북한은 비핵화 및 비핵화에 필요한 요소들과 관련해 우리의 요구 범위를 이해하고 있다”며 “핵무기나 미사일뿐 아니라 핵물질, 핵물질을 개발하려는 역량, 무기화 노력, 기술 등”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가 ‘완전한 비핵화’라고 말할 때 의미하는 바에 대해 북한과의 대화에서 분명하게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누가 협상을 이끌고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하고 있다”면서도 “이것은 범정부적인 노력이다. 핵확산 전문가, 한국·아시아 전문가, 국무부와 국방부를 아우르는 중요한 팀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어 ‘중국이 제재를 완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중국이 6개월, 12개월 전에 하던 것만큼 국경지역 단속을 활발히 하고 있지는 않다”며 이를 우회적으로 시인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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