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한겨레> 자료사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번주 후반 북한을 방문해 6·12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후속 협의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년 내 핵·미사일 해체’라는 비핵화 시한을 다시 꺼내들었다.
볼턴 보좌관은 1일(현지시각) <시비에스>(CBS) 방송에 출연해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1년 안에 실제로 해체하는 방법을 북한과 논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번 출연 때 북한에 양보(제재 완화)하기 전에 무기를 먼저 인도받을 것이라고 강조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맞다”며 이렇게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1년 내라고 했느냐’는 후속 질문에 “그렇다. 우리 전문가들이 모든 생화학, 핵 프로그램, 탄도미사일 시험장 등의 전면 공개를 전제로, 또 북한의 협력을 전제로 그런 프로그램을 고안했다”고 확인했다. 이어 “물리적으로 1년 안에 엄청난 양의 (북한의) 프로그램을 해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이 그렇게 하기로 전략적 결단을 하고 협조적으로 나온다면 우리는 매우 빨리 움직일 수 있다”며 “핵 프로그램을 신속히 해체하는 게 북한에도 이익이다. 제재 해제와 한국과 일본 등의 대북 지원도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발언은 중대한 비핵화 조처 없이 제재 완화·해제는 어렵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북-미 후속 협상을 앞두고 신속한 비핵화를 촉구하는 압박 성격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달 24일 <시엔엔>(CNN)에 ‘비핵화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과 상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속도 조절’ 필요성을 제기한 것과도 맞지 않는다. 미국 행정부 안에서 후속 협상 방향을 둘러싸고 강온 대립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까닭이다.
‘1년’이라는 시간표와 관련해 한 소식통은 “핵탄두 해체에만도 1년 이상이 걸린다”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반면 안진수 전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책임연구원은 “볼턴이 무엇을 기준으로 삼았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핵탄두가 몇 개 안 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한 달 안에도 작업이 가능하다. 기술적 시간보다 협상 여건에 달린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미국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 산하 비확산연구센터가 최근 새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던 무렵에 북한 함흥에 있는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공장의 확장 공사가 완성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곧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북-미 후속 협상을 앞두고 다양한 견해와 정보가 쏟아지는 형국이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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