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시위’ 이란 전 대통령 딸 징역 5년형…‘폭력 선동’ 혐의

2017년 1월10일 이란 테헤란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여성인권 운동가 파에제 하셰미의 모습. EPA 연합뉴스

이란의 여성인권 운동가이자 전 대통령의 딸인 파에제 하셰미(60)가 이란 내 반정부 시위를 선동한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10일(현지시각) 하셰미의 변호사는 하셰미가 ‘폭동 선동’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변호사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하셰미에 대한 다른 사건들도 논의되고 있다”며 “이번 선고가 최종이 아니기 때문에 평가하기엔 적절치 않다”고 전했다.

하셰미는 이란의 전 대통령 악바르 라프산자니의 딸로, 언론인과 정치인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여성인권 운동가다. 이번 시위 이전부터 하셰미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해 ‘신성 모독’이나 ‘반체제 선전’ 같은 혐의로 여러 차례 수감된 적이 있다고 <비비시>(BBC)는 전했다. 하셰미는 지난해 9월 히잡 시위 초반에 폭동 선동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았다.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체포된 참가자들에 대한 사형 선고와 집행을 강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형이 집행된 것으로 알려진 인원은 총 4명이다. 10일 유엔은 추가로 사형을 선고받고 집행을 앞둔 시위 참가자가 17명에 달하며 여성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명은 사형 집행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란은 최근 자국에서 활동하던 벨기에 구호단체 직원에게 27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통신에 따르면, 이 직원은 미국과 협력해 간첩 활동을 하고 자금 세탁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형과 함께 태형도 선고받았다.

조해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