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 내무부 인근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난 뒤 경찰 특공대가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튀르키예 정부가 수도 앙카라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와 관련된 쿠르드족 무장조직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지역에 대해 공습을 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정부는 1일(현지시각)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지역 20곳을 공습으로 파괴했으며, 앙카라 테러와 관련된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많은 무장대원을 “무력화시켰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날 공습은 쿠르드노동자당이 은신처로 쓰는 동굴과 벙커 등을 대상으로 벌였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국방부는 이번 공습이 “쿠르드노동자당과 다른 테러리스트 분자를 무력화시키고 우리 국민과 법 집행기관에 대한 북부 이라크에서의 테러리스트 공격을 막으며 우리 국경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발표했다. 쿠르드 뉴스 매체인 루다우는 공습이 이란 국경과 가까운 칸딜 산맥에서 벌어졌으며 이 지역은 쿠르드노동자당의 근거지로 추정되는 곳이라고 전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 정부 부처 밀집 지역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벌어졌다. 오전 아침 9시30분께 용의자 2명이 차량을 타고 앙카라 내무부 보안국 정문 앞에 접근해 폭탄 공격을 했다. 용의자 1명은 자폭했고 다른 1명은 경찰에 사살됐으며 이들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경찰 2명도 다쳤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튀르키예 정부부처가 모여 있는 구역이며, 튀르키예 의회도 근처에 있다. 튀르키예 의회는 이날 여름 휴회를 마치고 다시 개회할 예정이었으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개회 연설도 예정되어 있었다. 이후 쿠르드노동자당과 가까운 매체인 에이엔에프(ANF)가 쿠르드노동자당 성명을 인용해 테러가 쿠르드노동자당 소속 “불멸의 여단”과 관련된 팀이 의회 개회에 맞춰 벌인 일이라고 보도했다.
쿠르드족은 독립된 언어와 문화, 역사를 갖고 있지만 독립국가를 설립하지 못한 채 튀르키예와 시리아, 이라크, 이란에 걸쳐 살고 있으며 인구는 약 3000만~4000만명으로 추정된다. 튀르키예는 쿠르드족 독립 운동을 경계하고 탄압해왔으며, 시리아와 이라크 등 국경 밖 쿠르드족 조직에 대해서도 공습 같은 군사작전을 벌여왔다. 쿠르드노동자당은 1970년 설립됐고 1984년 쿠르드족 독립국가 건설을 외치며 튀르키예 정부를 대상으로 무장 투쟁을 벌였다. 튀르키예 정부는 쿠르드노동자당을 테러 단체로 지정한 상태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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