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가 17일 테헤란에서 열린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가자를 폭격하는 이스라엘에 대응해야만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공식누리집/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공격에 대해 보복하려는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 및 지상전 준비에 이란이 외교장관의 “선제 행동” 경고에 이어,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 개입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17일 가자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대량 학살”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우리는 가자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응해야 하고, 반응해야만 한다”고 말했다고 이란 국영 텔레비전들이 보도했다. 이란 최고지도자가 국제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하메네이는 이날 테헤란에서 학생들과의 만남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시오니스트 정권의 범죄가 계속된다면, 아무도 무슬림과 그 저항력에 맞설 수 없을 것이다”며 “가자에 대한 폭격은 즉각 중단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는 가자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시오니스트 정권의 대량학살을 목격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그는 이스라엘 관리들은 “가자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범죄”로 심판 받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의 이런 강경 발언은 전날 이란 지도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 대응을 시사한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전날인 16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교장관은 “저항 전선”에 의한 이스라엘에 대한 “선제적인 행동”이 가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정치적 해결에 도달할 시간이 바닥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부가 총출동하여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을 시사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사태가 중동 전역으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고 외교 순방에 나선 미국에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현재 중동을 순방 중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한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과도한 군사대응의 자제를 촉구하는 한편 하마스를 지지하는 이란에게는 막후채널을 통해 개입을 자제하라고 경고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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