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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태자당 ‘중국식 신민주주의’ 깃발 들다

등록 2012-02-27 22:10수정 2012-02-28 19:16

입법기구 역할강화 방안 등
정치개혁 로드맵 제안 부각
“공산당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고, 신민주주의만이 공산당을 구할 수 있다.”

‘시진핑 시대’를 앞두고 태자당(혁명지도자와 고관 자제들)의 대표적 이론가인 장무성이 제시한 신민주주의론이 ‘중국식 정치개혁의 로드맵’으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태자당인 시진핑 부주석이 차기 중국 지도자가 되자, 태자당 세력이 중국 정치의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태자당 내부에선 차기 통치이념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저우언라이 전 총리의 비서였던 리잉지의 아들인 장무성은 지난해 <우리의 문화역사관을 개조한다>라는 책을 출판하면서 ‘신민주주의’의 깃발을 꺼내들었다. 신민주주의론은 원래 1940년 마오쩌둥이 제기한 개념으로 공산당 외에도 노동자와 농민, 소자산계급, 민족자산계급 등 광범위한 사회세력이 연합하는 단계다.

장무성의 ‘신민주주의 되살리기’의 핵심은 공산당 집권체제 유지를 전제로, △입법기구(전국인민대표대회) 역할 강화 △공산당 내 파벌간 공개적 논쟁 △노조와 농민조직의 자율성 강화 △언론의 견제 역할 강화 등이다. 그는 중국이 경제개혁만 추진하고 정치개혁을 미룬 결과 “관료와 자본의 결탁, 탐관오리 문제, 정치의 산업화, 권력의 자본화, 정권이 범죄 조직화한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진단한다.

특히 군부 내 대표적 태자당 지도자인 류위안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정치위원(상장)은 장무성의 책에 직접 서문을 쓰는 등 신민주주의론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류위안은 문화대혁명 당시 박해를 받아 숨진 류샤오치 전 국가주석의 아들로, 시진핑 부주석과도 절친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류위안은 최근 부정부패에 연루된 인민해방군 고위 장성의 해임을 주도하며, 군내 부정부패 척결을 지휘하는 등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태자당내 자유주의파(우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은 후더핑 정협 상무위원이다. 그는 1980년대 개혁개방을 이끌다 보수파에 밀려 실각한 후야오방 전 공산당 총서기의 아들이다. 후더핑은 지난해부터 여러차례 개혁개방을 강조하는 토론회를 개최해 자유주의 세력을 결집시키고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덩샤오핑의 남순강화 20주년을 기념하는 토론회를 베이징에서 열었는데, 태자당의 주요 인물 등 200여명이 참석해 중국이 전면적 정치개혁을 통해 다당제, 민주선거, 언론자유를 실현하고, 공산당의 군대인 인민해방군을 국가의 군대로 전환할 것을 주장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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