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70 다연장로켓포(MLRS). 영국 국방부
미국에 이어 영국도 장거리 공격용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했다.
영국 국방부는 사거리 80㎞에 달하는 M270 다연장로켓포(MLRS)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6일 전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이 고성능 다연장로켓포는 우크라이나 친구들이 자신을 더 잘 보호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이 영국에서 이 로켓포를 다루기 위한 훈련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국방부는 이번 결정에 앞서 미국과 긴밀한 조율을 거쳤다고 밝혔다. 앞선 1일 미국 국방부는 사용하는 로켓에 따라 최대 사거리가 300㎞에 이르는 M270 다연장로켓포가 아닌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사거리 약 80㎞)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영국이 미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나선 셈이다. 하지만 영국도 사거리가 80㎞ 이상인 로켓은 제공하지 않아, 우크라이나가 이 로켓포를 사용해 직접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게 하진 않을 예정이다. 우크라이나군은 그동안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군과 맞서려면 장거리 공격 무기가 필요하다고 호소해왔다.
미국과 영국의 잇따른 결정에 러시아는 강력히 반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5일 방송된 <로시야-1> 텔레비전과 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로켓들을 갖는다면, 모스크바는 “우리가 아직 타격하지 않았던 목표물들을 공격하기 위해 우리가 많이 보유한 파괴 수단들을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특별군사작전(전쟁)이 시작될 때 515문의 로켓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지만 380문을 잃었다. 이번 지원은 손실한 수량을 보충해주는 것일 뿐”이라며 미국과 영국이 새 무기를 제공해도 전황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이 위협을 실천하듯 이날 40일여일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한편, 스페인은 우크라이나가 요청해온 레오파르트 탱크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현지 일간 <엘 파이스>가 5일 전했다. 스페인 정부는 1995년 독일에서 구입한 레오파르트2 A4 탱크를 수리한 뒤 전달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는 폴란드 등에서 소련 시절 개발된 탱크를 지원받은 적은 있지만, 서방에서 만든 탱크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스페인 정부는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전력으로 라트비아에 주둔 중인 스페인군이 1차로 우크라이나군을 훈련하고, 스페인 국내에서 2차 훈련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헬리콥터 등 저고도 비행물체를 요격할 수 있는 대공포도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4월 21일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을 때 대형 무기 제공에도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전달 방법 등이 복잡해 결정이 늦어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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