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 앞에서 경호원들이 장례식 준비를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19일 오전 11시(한국시각 오후 7시) 시작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은 전 세계의 국가 원수급 인사, 왕족,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국제 외교 무대의 장이 될 전망이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이날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을 위해 정부가 초청한 해외 귀빈만 500여명에 달한다고 전한다. 영국 내부 인사까지 합치면 참석하는 귀빈급 인사가 2000여명에 이른다. 영국 정부는 이 행사를 위해 역사상 가장 많은 경찰 1만명을 동원했다.
국장 하루 전인 18일 저녁 새 국왕 찰스 3세의 주최로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공식 리셉션에는 윤석렬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각국에서 모인 대통령, 총리, 왕족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19일 장례식 당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들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등 영연방 소속 국가 정상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국제기구 수장이 참석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유럽 최장수 군주가 된 82살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 여왕, 빌렘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 부부, 필립 벨기에 국왕 등 유럽 국가의 왕족들도 한 자리에 모인다. 일본에선 나루히토 일왕 부부가 초청 받았다. 일왕이 외국 왕실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역사상 두 번째다. 그 전에는 아키히토 당시 일왕이 1993년 벨기에 국왕 국장에 참석한 적이 있다.
한편, 영국이 어느 나라를 초청하지 않았는지도 국제 사회의 관심사였다. 영국 정부는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이를 도운 벨라루스 정상을 초청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 정권과 지난 2월 군사 쿠테타로 권력을 찬탈한 미얀마 등도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북한, 이란 등은 영국과의 외교적 긴장관계로 인해 정상이 아닌 대사가 대신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관심을 모은 중국에선 공산당의 상무위원급이 아닌 그 아래의 왕치산 부주석이 참석한다.
<비비시>(BBC)는 18일 국제 인권단체들이 인권 문제로 논란을 빚는 국가의 수장은 여왕의 장례식에 초대받아서는 안 된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하마드 빈 살만의 방문을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외교부는 사우디 왕실의 투르키 알 파이살 왕자가 빈 살만 왕세자를 대신해 참석한다고 밝혔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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