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의회, 나토 가입 법안 통과…‘단독 가입’ 가능성도

1일(현지시각) 핀란드 의회가 나토 가입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투표 결과가 전광판에 나타나 있다. 헬싱키/EPA 연합뉴스

핀란드 의회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가입을 서두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후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한 스웨덴보다 먼저 회원국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핀란드 의회는 1일(현지시각) 찬성 184표, 반대 7표로 핀란드가 나토 조약의 내용을 수락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이번 법안은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이 서명하면 절차가 끝난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직후부터 핀란드는 스웨덴과 함께 나토 가입을 준비해 왔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1340㎞의 긴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최근에는 징병을 피해 자국으로 넘어오는 러시아인들을 막기 위해 국경 일부 구간에 철조망을 설치하기로 했다. 안티 카이코넨 핀란드 국방장관은 의회 법안 통과 후 “나토로 가는 길에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나토 가입을 위해서는 기존 회원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다. 핀란드는 지난해 5월 나토 가입을 신청했지만, 30개국 가운데 튀르키예와 헝가리가 여전히 결정을 보류하며 어깃장을 놓고 있다. 다만 이번 법안 통과로 핀란드는 자국 내에서 진행할 수 있는 나토 가입 절차를 끝마치게 됐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법안 가결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에이피>(AP) 통신은 “핀란드가 나토의 일부가 되기 위한 마지막 국내 걸림돌을 제거했다”고 전했다.

이번 법안 통과로 핀란드가 스웨덴보다 먼저 나토에 가입할 가능성도 커졌다. 튀르키예의 경우 스웨덴에서 이슬람 경전을 불태우는 시위가 벌어지는 등 갈등을 빚어왔지만, 핀란드와는 상대적으로 긴장감이 덜하다. 메블뤼트 차우소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지난 27일에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 절차를 분리할 수도 있다”고 말하며 핀란드 가입에 호의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핀란드·스웨덴·튀르키예는 9일 한차례 중단됐던 나토 가입을 위한 3자 회담을 재개한다. 튀르키예는 나토 가입 동의의 조건으로 자신들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 조직원 송환을 스웨덴에 요구하고 있다. 헝가리는 1일부터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 요청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며, 헝가리 의회는 이달 말 투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헝가리의 경우 실권을 쥔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가까운 극우 성향으로 분류된다.

조해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