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북동부 수미에서 수도 키이우로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최근 러시아 방문이 러시아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지 못했다고도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각) <에이피>(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를 이곳에서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그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전면적인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그와 접촉했었다. 하지만 1년 넘게 그러지 못했다”며 시 주석과의 만남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 21일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시 주석은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반감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공조를 확인했다. 하지만 중재자를 자처한 시 주석은 구체적인 중재안을 도출하지는 못했고, 푸틴 대통령도 중국 무기 지원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러시아는 시 주석이 중국으로 돌아간 지 사흘 뒤인 지난 25일 동맹국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선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핵무기 배치 계획이 중국으로부터 충분한 지원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상황에서 주의를 돌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무엇을 의미하겠냐”며 “그 방문이 러시아에는 좋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최대 격전지인 동부 바흐무트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흐무트가 러시아군에 함락된다면, 푸틴 대통령은 이 승리를 서방과 자신들의 집단인 중국, 이란에 선전할 것”이라며 “우리(우크라이나)가 약하다는 피의 냄새를 맡는다면 계속해서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개월 동안 러시아군의 공세가 이어진 바흐무트에서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 반격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흐무트 지역에서 패배한다면 자국 내는 물론이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국제 사회가 자신에게 “저들과 타협하도록 강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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