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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확대되면 “석유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수 있다”고 세계은행이 경고했다. 세계은행은 30일 공개한 ‘원자재시장전망’ 보고서에서 “중동 전쟁이 확대되지 않으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더 확대되면 유가 전망이 급격히 어두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무력충돌이 일어난 이후 유가는 약 6%, 전쟁 같은 혼란기에 각광받는 금은 8% 남짓 올랐다. 세계은행은 향후 유가시장 전망과 관련해선 세 가지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중동 전쟁이 더 확대되지 않아 ‘작은 교란’만 있는 첫 번째 시나리오에선, 현재 배럴당 90달러 수준인 유가가 내년 세계 경제 둔화의 영향으로 81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인 ‘중간 규모의 교란’이 있는 경우엔 2003년 이라크 전쟁 때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하루 1억배럴인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이 하루 300만~500만배럴 남짓 줄어들면서 유가가 35% 정도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교란’이 있는 세 번째 시나리오 때는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이 발생해 아랍 산유국들이 석유 금수에 나섰던 때와 비슷한 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이 경우 전세계 석유 공급량이 하루 600~800만배럴씩 급감하면서, 유가는 56~75% 남짓 치솟아 배럴당 140달러~150달러에 이르게 될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은행 수석 경제학자인 인데르밋 길은 “세계경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이미 타격을 받고 있다”며 “중동 전쟁이 확대되면 세계경제는 몇십년 만에 처음으로 이중적인 에너지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석 경제학자인 아이한 코세도 “심각한 오일쇼크가 나타나면 이는 이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촉발된 곡물값 상승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며 “그러면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식량공급 불안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