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접종한 사람보다 델타 변이에 대한 걱정도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백신을 맞지 않고 있는 이들을 주사기 앞으로 끌어내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시비에스>(CBS)는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맡겨 지난 14~17일 미국 성인 22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18일 보도했다.
이 조사에서 ‘델타 변이를 걱정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의 72%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반면, 백신을 전혀 맞지 않았거나 한 차례(화이자·모더나의 경우)만 맞은 이들은 62%만이 ‘걱정한다’고 응답했다. 백신을 꺼리는 이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덜 두려워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백신을 안 맞은 이들은 그 이유로 부작용 우려(53%), 정부 불신(50%), 과학 불신(45%)을 꼽았다. 이 수치는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 각각 43%, 40%, 33%였던 것에서 크게 오른 것이다. 백신 비접종자들은 ‘당신의 의사가 추천하면 맞겠느냐’는 질문에도 74%가 ‘아니다’라고 대답하고, 10%만이 ‘그렇다’고 했다.
정치 성향에 따른 백신 시각차도 거듭 확인됐다. 민주당원의 84%가 백신을 이미 맞았거나 앞으로 맞겠다고 답한 반면, 공화당원은 62%였다. 바이든 정부가 백신 접종에 ‘너무 많이 집중한다’는 응답은 공화당원에서 57%로, 전체 평균 35%보다 높았다.
<시비에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접종 노력에도, 백신을 맞지 않고 있는 이들은 더욱더 마음을 안 돌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최소 한 차례 이상 백신을 맞은 성인은 68.2%로, 바이든 대통령이 애초 독립기념일(7월4일)에 달성하겠다고 했던 70%에 못 미친 채 접종률이 정체 상태에 빠져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99% 이상이 백신을 맞지 않은 이들 가운데서 나오고 있다.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지난 16일 “백신 비접종자의 대유행”을 우려하며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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