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이 23일(현지시각) 1만5000선에 육박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기록을 새로 썼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정식 승인하고,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가 완화된 것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27.99포인트(1.55%) 상승한 1만4942.65로 장을 마쳤다. 사상 최고치였다. 나스닥은 지난 5일 고용 훈풍 효과로 최고치(1만4895.12)를 찍었었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전장보다 215.63포인트(0.61%) 상승한 3만5335.71로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7.86포인트(0.85%) 오른 4479.53로 마감했다.
이날 미 식품의약국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처음으로 정식 승인했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바이오엔테크는 9.6%, 화이자는 2.5% 올랐고 다른 백신 제조사인 모더나도 7.6% 급등했다. 화이자가 인수하기로 한 트릴리움 테라퓨틱스는 188.8% 폭등했다. 미국 주요 항공사와 크루즈 선사들도 2∼4%의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오는 26∼27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테이퍼링은 ‘점점 가늘어진다’라는 뜻으로, ‘양적완화 조치의 점진적 축소’를 뜻한다. 중앙은행이 국공채나 회사채 등 자산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돈을 푸는 양적완화를 점점 줄여나가는 것이다.
애초 지난 18일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연준이 월 1200억 달러의 채권 매입 규모를 오는 11월부터 줄여나가기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으나, 델타 바이러스 변이 확산을 고려해 이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준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꼽히는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델타 변이 유행이 지속할 경우 ‘일찌감치 테이퍼링을 시작해야 한다’는 자신의 이전 견해를 바꿀 수 있다고 언급한 것 등이 분위기 변화의 근거로 제시된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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