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트리폴리의 한 의료진이 중국 시노팜의 코로나19 백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11일(현지시각) 면역력이 떨어지는 이들과 중국 시노팜·시노백 백신 접종 고령자에게 추가접종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트리폴리/로이터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 자문단이 11일(현지시각) 만성질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보건기구는 그동안 백신 추가접종이 필요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일반인 대상 추가접종을 올해 말까지 중단하라고 각국에 촉구해왔다.
보건기구의 백신 관련 자문단인 ‘전문가전략자문그룹’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이들에게 “기본 접종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백신 추가접종을 실시할 것을 권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자문단은 “면역력이 약한 이들은 표준적인 백신 접종만으로는 적절하게 반응할 여지가 낮고 중증 발현 위험도 높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자문단은 많은 나라가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백신 접종 완료자 모두에게 추가접종을 실시하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보건기구의 백신 책임자 케이트 오브라이언 박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권고는 면역반응 촉발 능력(면역원성)과 백신 접종자의 바이러스 감염(돌파감염) 관련 자료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면역력이 약한 이들은 백신 접종 이후 면역반응이 떨어지고 돌파감염 위험도 높다는 지적이다.
자문단은 또 중국 시노팜과 시노백이 생산한 백신의 접종을 마친 60살 이상자에게도 접종 완료 1~3달 이후 추가접종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자문단은 중남미의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중국산 백신의 효능이 고령자들에게는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요아킴 홈바흐 자문위원장은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 접종에 대한 자료를 보면 “고령자에게는 두 차례의 백신을 접종한 이후에도 백신의 효능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자문단은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을 접종하는 나라의 보건당국은 우선 노령층에 대한 백신 접종을 최대한 빠르게 완료한 뒤 추가접종에 들어갈 것을 권했다.
세계보건기구 백신 자문단은 다음달 11일 다시 회의를 열어 전세계의 백신 추가접종 자료를 검토할 예정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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