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2일(현지시각) 공개한 자체 검토 자료에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추가접종 승인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AFP 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 소속 과학자들이 12일(현지시각)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추가접종을 위해 이 회사가 제시한 근거 자료가 추가접종(부스터샷) 기준에 모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내놨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식품의약국이 자문기구 회의를 앞두고 공개한 자료에서 모더나 백신의 추가 접종이 면역 기능을 강화시키지만 추가접종 전후의 항체 수준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현상은, 2차 접종까지 마친 상태에서 항체 수준이 높은 사람에게서 더욱 두드러진다고 과학자들은 밝혔다. 이는 2차 접종만으로도 면역 효능이 충분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식품의약국의 외부 자문기구인 ‘백신 및 관련 생물의약품 자문위원회’(VRBPAC)는 14~15일 회의를 열어, 모더나와 얀센 백신의 추가접종 허용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모더나는 65살 이상자와 면역력이 약한 고위험군에게 1·2차 접종 백신량의 절반을 추가로 접종하는 긴급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식품의약국이 사용승인을 내줄 경우,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다음주 자체 자문위원회를 열어 추가접종 관련 권고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두 기관의 승인 절차를 모두 거친 뒤 실제 접종이 이뤄진다.
식품의약국과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달 22·24일 화이자 백신의 추가접종을 각각 승인한 바 있다. 화이자의 경우, 이스라엘에서 실시한 대규모 추가접종 자료가 승인 근거 중의 하나로 활용됐다. 이와 달리, 모더나와 얀센 백신의 경우 비슷한 실제 접종 사례 연구가 없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스크립스 연구소’의 에릭 토폴 소장은 모더나가 제출한 추가접종 관련 자료는 “많은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공된 자료가 제한적이고 면역 증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통찰도 제공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웨일코널의대의 존 무어 교수는 “면역력이 높아지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면역 증강이 충분한지, 누가 알겠나? 필요한 면역 증강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정립된 기준이 없고, 연구 결과에서도 얼마나 면역력이 높아지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식품의약국은 얀센 백신의 추가접종 관련 검토 자료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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