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국가 등에 보급하기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는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이 1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에서 세계 처음으로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이 인도네시아에서 세계 처음으로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백신은 보관과 운송이 손쉬워 개도국 등의 백신 보급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미국에서 제조 과정상의 문제로 승인이 지연된 바 있다.
노바백스의 스탠리 어크 최고경영자는 “이번 승인은 전세계가 공정하게 백신에 접근하게 하려는 우리의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의 백신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바백스는 이 백신을 인도의 ‘인도혈청연구소’(SII)에서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노바백스의 백신은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데 필요한 항원을 외부에서 합성해 주입하는 ‘합성항원백신’이다. 이 백신은 지난 6월 미국과 멕시코에서 약 3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 증상 발현을 막아주는 효능이 90%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제조와 관련된 자료의 일관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국 정부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 신청이 지연됐다.
노바백스는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필리핀에도 백신의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했다며 인도와 필리핀 규제 당국은 몇 주 안에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 대한 승인 신청은 올해 연말까지 제출할 계획이라고 이 회사는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 백신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승인이 날 경우 전세계 백신 공급 사업인 ‘코백스’를 통해 저소득 국가에 공급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노바백스와 인도혈청연구소는 코백스를 통해 11억회 접종분의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어크 최고경영자는 “올해 코백스에 백신을 일부 공급할 수 있겠지만, 본격적인 공급 시기는 내년 1분기 이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바백스는 인도혈청연구소 외에 한국의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 일본의 다케다 등과 제휴해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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