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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 피겨 스타 ‘도핑 양성’ 보도한 언론인, 살해 협박 시달려

등록 2022-02-13 11:05수정 2022-02-13 16:02

카밀라 발리예바 도핑 사실 보도한
영국 온라인 매체 기자들 “살해 암시까지”
발리예바에 질문한 기자도 거센 항의 받아
도핑 양성 판정을 받아 징계 위기에 몰린 러시아 피겨 스케이트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가 13일 베이징 겨울올림픽 피겨 경기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도핑 양성 판정을 받아 징계 위기에 몰린 러시아 피겨 스케이트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가 13일 베이징 겨울올림픽 피겨 경기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러시아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의 도핑 검사 양성 사실을 공식 발표보다 앞서 보도한 영국 온라인 매체 기자들이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온라인 매체 <인사이드 더 게임즈>의 덩컨 매카이와 마이클 파빗 기자는 지난 9일 발리예바가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 전에 실시한 도핑 검사에서 양성을 받았다고 보도한 이후 ‘거짓 보도’라는 비난과 함께 협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파빗 기자는 특히 매카이 기자가 살해 협박 등의 공격을 많이 받았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매카이 기자는 트위터에서 “당신이 마시는 차에서 새로운 물질이 발견되면 당신도 양성 판정을 받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공개했다. 이 발언은 2006년 11월 런던의 한 호텔에서 방사성 물질이 섞인 차를 마시고 숨진 러시아의 전 연방보안국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 사건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베이징 현지에서 발리예바에게 약물 복용 여부에 대해 물은 영국 기자도 러시아 언론 관계자들에게 항의를 받았다. 한 기자가 “당신이 결백하냐, 약을 복용했냐”라고 묻자 발리예바 선수는 답을 피했고 이어 러시아 관계자들이 이 기자를 둘러싸고 15살짜리에게 묻기에 부적절한 질문이라고 항의했다. 한 관계자는 “우리 러시아 언론인들이 당신을 갈기갈기 찢어 놓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 의원들도 서양의 도핑 관련 보도를 비난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스피드 스케이팅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스베틀라나 주로바 러시아 하원의원은 러시아 현지 스포츠 매체에 “그들(서양 언론)에게 기대할 건 없다. 비판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며 “러시아 선수가 치료 허락을 받아도 그들은 우리를 비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 스비쇼프 의원도 “유감스럽게도 일부 언론인들은 술집에서 자신의 동료들과 할 것 같은 이야기를 어린아이에게 할 기운을 얻고 있다”며 “카밀라는 너무 어리며 아이들에게 그런 질문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발리예바 선수는 지난해말 실시된 도핑 검사에서 협심증 치료제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을 보였고,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조만간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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