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령관으로 재직하던 시절의 로버트 에이브럼스 장군의 모습. 주한미군 제공
중국 정부가 새로 들고 나온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운용 제한을 뜻하는 ‘1한’에 대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이 그런 제한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1일 사드를 운영하는데 한국 정부로부터 제한을 받은 적이 있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주한미군 사령관으로 한국에 있으면서 사드 체계를 통해 다가오는 탄도 미사일을 격퇴하고 한국인들과 기반시설을 보호하는 방어임무를 완전히 수행했다”고 말했다. 즉, 중국이 주장하는 사드의 운용을 제한한다는 ‘1한’에 대해 그런 제한은 없었다고 잘라 말한 것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앞선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 것은 명백히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해치며, 중국은 한국에 여러차례 우려를 표명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면서 “한국 정부는 대외적으로 3불(不) 1한(限)의 정치적 선서(宣誓·대외적 약속)(나중에 선시(宣示·입장 표명)로 수정)를 정식으로 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기존에 사드 ‘3불’ 합의를 지키라고 요구하면서도, ‘1한’을 공식적으로 들고나오진 않았다. ‘사드 3불’이란 주한미군 사드 문제를 둘러싼 한-중 갈등을 ‘봉인’하려고 문재인 정부가 2017년 10월 말 공개 천명한 3개항(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에 불참하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맺지 않는다)을 가리키는 용어다. ‘1한’은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의 운용을 제한한다는 의미다. 현재 사드는 정식 환경영향평가 등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임시 배치’된 상태다. 하지만,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발언 등에서 알 수 있듯, 사드의 운용 등 군사적인 차원에서 보면, ‘임시 배치’와 ‘정식 배치’ 사이엔 차이가 없다.
미 국무부도 한국을 두둔하고 나섰다. 베던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 3불에 대한 중국의 거센 반발에 대해 “사드는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에 맞서기 위해 고안된 신중하고 제한된 자위 능력이다. 이런 자위 능력을 포기하라는 (중국의) 비난이나 압력은 부적절한 것이다. 미-한 동맹은 북한의 대량 파괴 무기와 탄도 미사일 위협에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무력 공격과 동맹의 군사력을 방어하기 위해 오로지 방위적인 수단으로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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