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에도 11월 미국의 고용 시장이 예상밖의 강세를 보였다. 한 쇼핑객이 물건이 담긴 수레를 끌고 구인 광고 앞을 지나고 있다. 오하이오주/AP 연합뉴스
미국의 11월 일자리가 26만3천개 늘어나는 등 고물가와 고금리에도 기업들의 고용 확대 추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 덕분에 실업률은 약 53년 최저 수준인 3.7%를 유지했다.
미국 노동부는 11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달보다 26만3천개 늘었다고 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11월의 일자리 증가 규모는 10월의 증가 규모(28만4천개)보다 2만1천개 적은 것이지만,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문가 전망치(20만개)는 크게 웃도는 것이다. 실업률은 10월과 같은 3.7%를 유지했으며, 이는 약 53년 최저 수준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물가가 꾸준히 오르는 데다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금리를 큰 폭으로 잇따라 올린 가운데서도 고용 시장은 회의론을 잠재우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1월의 일자리 증가 규모는 지난 3개월의 월평균치 28만2천개에 근접한 것이라며,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의 월 평균 16만4천개를 크게 웃도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고용을 계속 늘리면서 임금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은 한해 전보다 5.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시도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길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일자리 증가 속도와 임금 상승세가 너무 빨라서 물가 상승을 빠르게 억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고용 증가세가 여전히 강세를 보임에 따라 금리 인상이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시 힘을 얻으면서, 뉴욕 주가 선물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노동부의 고용 통계 발표 직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전날보다 1% 하락세를 보였고, 나스닥지수 선물은 2% 가량 떨어진 가격에 거래됐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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