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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사우디 벌어진 틈새에 중국이?…38조원 규모 협정 체결

등록 2022-12-09 10:53수정 2022-12-09 17:50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오른쪽)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8일 리야드의 사우디 왕궁에서 회담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리야드/신화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오른쪽)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8일 리야드의 사우디 왕궁에서 회담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리야드/신화 연합뉴스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로 하고, 에너지·정보통신·건설 분야 등 34개 협정을 체결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70여년 동안 ’에너지 동맹’을 유지해 온 미국-사우디 관계가 인권·석유 감산 등의 문제로 악화하자, 중국이 그 틈새를 날카롭게 비집고 들어서는 모양새다.

9일 중국 관영 <신화> 통신과 사우디 국영 <에스피에이>(SPA) 통신 등 보도를 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전날 오후 리야드의 사우디 왕궁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과 회담했다. 양국 정상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하고 2년 마다 회담을 갖기로 했다. 이날 정상 회담에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도 참석했다. 앞선 7일 시 주석은 6년 만에 사우디를 방문했다. 사우디는 의전용 호위기 6대를 동원해 시 주석 전용기를 에스코트 하는 등 극진히 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과 사우디는 이날 수소·태양광·건설·정보통신·클라우드·의료·교통·건설 분야 등 34개 협정을 체결했다. 앞서 <에스피에이> 통신은 양국이 1100억리얄(38조6천억원) 규모의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양국이 체결한 협정에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사우디에 초고속 인터넷 단지와 클라우드 센터를 건설하는 계획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8일 사우디 최대 신문 <알리야드> 기고를 통해 양국의 핵심 국책사업 간 접점 확대를 제안하며 ‘일대일로’와 사우디의 ‘비전 2030’ 간 연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대일로는 시 주석의 핵심 대외 정책으로,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활용해 유럽·아프리카·아시아 등에 진출하고 경제적 유대관계와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정책이다. 비전 2030은 석유 시대 이후를 대비해 산업 다각화 등 사우디가 추진하는 개발 사업이다. 이 안에는 1조 달러를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진 ‘네옴 시티 계획’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 양국 무역 규모는 800억달러(105조6천억원)였다. 중국은 2018년부터 사우디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고, 사우디는 원유의 4분의 1을 중국에 수출한다.

이보다 두달 앞선 10월 미국은 사우디가 주도하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 플러스’가 11월부터 하루 200만배럴씩 감산하겠다는 결정을 내리자 “사우디와 관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두 나라 간의 70여년에 걸친 ’에너지 동맹’이 크게 훼손된 것이다.

양국 간의 끈끈한 인연이 생겨난 것은 1945년 2월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이 2차대전 종전을 논의하기 위한 연합국 정상회의인 ‘얄타 회담’을 마친 뒤 사우디의 첫 국왕 이븐 사우드와 회담하면서부터다. 이 만남에서 미국은 사우디 왕정에 체제 유지와 안보를 보장하는 대신 전략 자원인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두 나라의 관계는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제가 2018년 10월 사우디 왕정에 비판적인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며 결정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인권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전후로 이 문제를 거론하자 사우디는 불편하다는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결국, 무함마드 왕세자는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월 직접 사우디를 찾아와 증산 요청을 하는데도 응하지 않고 오히려 감산을 주도했다.

시 주석은 9일엔 제1회 중국·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중국 외교부는 “시진핑 주석의 제1차 중국-아랍 정상회담 참석은 건국 이래 중국이 아랍권에서 가지는 최대 규모이자 최고 수준의 외교 행보다. 이는 중국 역사에서 획기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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